▲ 어깨 부상으로 내년을 기약하는 하재훈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SK의 2019년 불펜 평균자책점은 3.69로 리그 3위였다. 51개의 세이브, 92개의 홀드 모두 리그 1위였다. 그러나 올해는 6.02로 리그 10위다. 리그 전반적으로 평균자책점이 오르기는 했지만, SK의 상승폭은 그 평균을 훨씬 상회한다.

불펜이 고전했던 것은 지난해 구원왕인 하재훈(30)의 부진 및 부상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투수로 깜짝 전향한 하재훈은 지난해 61경기에서 5승3패36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1.98이라는 깜짝 성과를 내며 리그 구원왕에 올랐다. 2019년 KBO리그의 신데렐라였다. 하지만 올해는 1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62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채 2군으로 내려갔다. 여기에 어깨 부상까지 겹쳤다.

SK는 하재훈이 시즌 막판에라도 공을 던지며 내년을 바라본 뭔가의 계기를 만들길 바랐다. 그러나 어깨 상태가 쉬이 호전되지 않았다. 8월 검진에서는 오히려 시즌 초보다 상태가 나빠졌다는 소견을 받았다. 오른쪽 어깨 극상근 손상인데, 이 통증이 좀처럼 가시지 않는다.

하재훈은 9월까지만 해도 재활과 캐치볼을 병행했다. 막판까지 기회를 노려보겠다는 심산이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찾아오는 통증에 결국 10월 들어 다시 투구를 완전히 중단했다. 재활에 매진하며 내년을 기약하는 쪽으로 방향이 틀어졌다. 다만 어깨 부상을 겪었다는 점에서 내년에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선수의 심리적인 부분 또한 위축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하재훈의 불투명한 미래 속에 SK의 불펜 개편도 난제에 빠졌다. 희망적인 전망도 가능하겠지만, 보수적인 관점에서 하재훈은 이제 상수가 아닌 변수로 구분하는 게 맞다. 그렇다면 새로운 마무리를 찾아야 할 수도 있다. 하재훈이 정상적으로 돌아온다고 해도, 올해 실패 속에 불펜 구상 또한 완전히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일단 가장 유력한 마무리 후보는 서진용이다. 올해 7세이브를 거뒀다. 막판 성적도 나쁘지 않다. 서진용 또한 시즌 초반 고전하기는 했으나 투구 밸런스 교정을 통해 갈수록 구위가 회복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9월 이후 20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3.05, 최근 10경기에서는 11⅔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54를 기록했다. 그러나 풀타임 마무리 경력은 없다.

시즌 내내 분전한 박민호도 후보이기는 하고, 이태양의 최근 페이스는 고무적이다. 그러나 이들만으로 불펜 재건을 도모하기는 쉽지 않다. 적어도 몇 명의 선수들이 더 나타나 보조를 맞춰야 한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확실하다고 말할 수 있는 자원들이 많지 않다는 게 고민이다. 특히 좌완 불펜 자원들이 계속해서 부진이다. 비교적 긍정적인 흐름에서 시즌을 마친 선발과 달리, 불펜은 오프시즌 숙제가 많은 SK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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