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의 트레이드 평가서를 긍정적인 내용으로 채우고 있는 이태양(왼쪽)과 오태곤 ⓒ한희재 기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SK는 2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에서 선발 이건욱이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실점이 많지는 않았지만 초반에 투구 수가 많았다. 0-2로 뒤진 4회 선두 마차도에게 좌전안타를 맞자 벤치가 움직였다.

이건욱을 구원한 투수는 이태양(30)이었다. 최근 불펜에서 1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안정감을 찾고 있는 이태양은 이 시점에서 투입하기 가장 적절한 투수였다. 기대에 부응했다. 이태양은 곧바로 정훈을 병살타로 유도하며 불을 껐다. 5회와 6회 위기도 있었으나 실점을 하지 않고 그대로 3이닝을 내달렸다. 3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으로 버텼고, SK는 패하기는 했지만 이태양 덕에 마지막까지 승부처를 재볼 수 있었다.

이태양의 안정된 투구는 단순히 이날 경기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올해 한화와 맞트레이드(이태양↔노수광)로 SK 유니폼을 입은 이태양은 시즌 종료 시점으로 갈수록 안정을 찾고 있다. 전반기 2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9.58에 그친 이태양의 후반기 31경기 평균자책점은 2.97이다. 9월 이후 21경기로 범위를 조금 더 좁히면 평균자책점은 2.55에 불과하다. 홈과 원정의 편차가 크다는 약점이 있었는데 이도 조금씩 줄여가고 있다.

9월 이후는 내용도 수준급이다. 피안타율은 0.247로 안정적이고, 24⅔이닝 동안 볼넷은 딱 2개 내줬다. 압도적인 맛은 없지만 제구가 안정됐고, 수직 무브먼트가 좋아 강한 타구를 억제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공을 때리는 밸런스가 계속 안정을 찾고 있다”고 기대를 걸었다. 계속해서 밸런스를 가다듬고, 구속이 1~2㎞ 정도 더 올라오면 트레이드 당시 기대했던 모습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애초 이태양 트레이드는 여론이 썩 좋지 않았다. 올해 성적이 좋은 편이 아니었던 데다 노수광은 SK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선수였던 탓이다. 시장에서는 “투수가 금값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SK는 불펜 안정 및 장기적으로는 선발도 가능한 자원이라는 점에서 이태양에 대한 나름의 자신이 있었다. 그리고 이태양은 그 가치를 증명했다. 트레이드가 아쉽다는 이야기는 이제 거의 사라졌다.

또 하나의 이적생인 오태곤(29)도 맹활약이다. 포수 이홍구(kt)와 맞트레이드돼 SK로 이적한 오태곤은 이적 후 52경기에서 타율 0.294, 5홈런, 29타점, 14도루를 기록하며 공격과 주루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적 직후부터 좋은 타격으로 ‘트레이드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코너 외야와 코너 내야를 모두 소화하는 수비 활용성도 호평 일색이다. 내년 전력 중 하나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두 선수의 내년이 더 기대되는 것은 여러 포지션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태양은 SK가 5선발 후보 중 하나로도 보고 있다. 최근 연투 대신 이닝을 많이 가져가는 것도 그 가능성의 테스트다. 오태곤은 외야 쪽에 조금 더 무게를 둘 예정이지만 경기 상황에 따라 내야 ‘아르바이트’가 가능하다. 한정된 엔트리에서 이런 선수가 있다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부정적 일색이었던 트레이드 평가도 저울추가 다시 SK쪽으로 왔다. 이제는 “할 만했다”는 결론이 더 많아지고 있다. SK는 내년에는 이 평가가 더 좋아지길 희망하고 있다. 두산에서 데려온 이흥련과 김경호도 마찬가지다. 이흥련은 부상 탓에 전열에서 이탈했지만 백업 포수로는 확실한 입지를 쌓았다. 김경호는 수비가 되는 외야수라는 평가다. 이런 선수는 언제든지 필요하다. 올해 56경기에서 타율 0.286을 기록하는 등 안타를 만들어내는 재주도 입증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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