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허문회 감독.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고봉준 기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은 2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SK 와이번스전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5강 싸움은 끝이 났지만, 마지막까지 야구다운 야구를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한마디였다.

롯데는 21일 인천 SK전 3-11 패배로 가을야구 진출이 좌절됐다. 3년 연속 실패. 올 시즌을 앞두고 사장과 단장, 감독을 모두 바꾸는 ‘칼바람 개혁’으로 반전을 노렸지만, 고비였던 늦여름과 초가을 레이스에서 치고 올라가지 못하면서 포스트시즌 초청장으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아쉬운 결과다. 여름 한때 좋은 페이스를 보이면서 5강 진입을 노려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이상의 반전은 없었고, 결국 21일 경기를 끝으로 가을야구 진출 트래직넘버가 모두 소멸되고 말았다.

올해 처음 지휘봉을 잡은 롯데 허문회 감독도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가을야구 탈락 확정 다음 날인 22일 허 감독은 “초보 사령탑으로서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준비를 더 잘해서 팬들에게 실망을 드리지 않도록 하겠다. 후회도 되고 반성도 많이 했다”고 자책했다.

그러면서 허 감독은 “팬들이 있어야 우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팬들을 위해서 남은 경기는 후회 없이 하겠다. 지난해처럼 느긋하게 마무리하지 않고 이기려고 하겠다”고 말했다. 가을야구 탈락이 확정됐지만, 남은 페넌트레이스를 의미 없이 치르지는 않겠다는 뜻이었다.

다음 날 역시 마찬가지였다. 허 감독은 “가을야구 싸움이 끝났다고 주전들을 일찍 빼면 야구다운 야구가 되지 않는다. 우리는 이기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며 승리를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 롯데 선수들. ⓒ곽혜미 기자
실제로 롯데는 22일과 23일 인천 SK전에서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은 선발 라인업을 꺼내들었다. 정훈~손아섭~전준우~이대호~이병규~안치홍~한동희가 이틀 연속 1~7번을 이뤘고, 8번과 9번만 22일에는 딕슨 마차도~김준태, 23일에는 정보근~마차도로만 이름이 바뀌었다. 올 시즌 내내 주전으로 뛴 선수들이었다.

비록 롯데는 22일 경기에서 4타자 연속 홈런을 때려내고도 8-9로 졌지만, 23일 맞대결에선 댄 스트레일리의 6이닝 무실점 호투를 앞세워 3-0으로 이겼다. 모처럼 투타 밸런스가 안정적으로 잡힌 경기였다.

한때 5할 초반 승률까지 기록하면서 6위까지 치고 올라갔던 롯데의 현재 승률은 0.504(69승1무68패)다. 허 감독이 줄곧 강조한 5할 승률이 위태로운 상황. 실제로 롯데는 최근 3연패로 5할 승률이 붕괴될 위기였다. 68승1무68패까지 전적이 내려앉았다.

다행히 롯데는 23일 승리로 다시 5할 승률에서 반등했다. 이례적인 최하위권이 형성된 올 시즌 5할 승률은 중하위권 팀들이 지켜야 하는 자존심처럼 여겨지고 있다.

순위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도 중요하다. 7위 롯데는 6위 KIA 타이거즈와 격차가 1게임이다. 남은 6경기에서 얼마든 역전이 가능하다. 과연 롯데는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고 2020년을 마무리할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인천,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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