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6이닝 10탈삼진 1실점 역투로 팀 승리를 이끈 워커 뷸러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0년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3차전의 영웅은 LA 다저스의 새 에이스 워커 뷸러(26)였다. 3차전 선발로 나선 뷸러는 위력투를 선보이며 탬파베이 타선을 꽁꽁 묶은 끝에 자신의 포스트시즌 통산 세 번째 승리를 거뒀다.

눈으로만 봐도 힘과 기백을 느낄 수 있는 투구였다. 뷸러는 1회부터 삼진 2개를 잡아내는 등 탬파베이 타선의 기를 죽이더니, 6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1실점 역투로 경기 초반 분위기를 완벽하게 장악했다. 타선도 4회까지만 5점을 뽑으며 뷸러와 보조를 맞췄다. 결국 다저스는 6-2로 이기고 시리즈 전적 2승1패를 기록했다.

뷸러는 이날 모든 구종이 위력적이었지만, 역시 가장 기본이 되는 포심패스트볼의 위력이 빛났다. 경기 초반이라 예열이 완벽하지 않은 1회에 최고 97.5마일(156.9㎞), 2회에는 무려 98.8마일(159㎞)의 포심패스트볼을 던졌다. 여기에 로케이션까지 됐다. 아마도 탬파베이 타자들은 경기 초반부터 “오늘은 쉽지 않겠다”는 두려움을 공유하고 있었을 법했다.

큰 경기에서 빛이 나는 심장을 이번 경기에도 확인할 수 있었다. 긴장 없이 오히려 정규시즌보다 더 강력한 공을 던졌다. 뷸러의 포심패스트볼 분당회전수(RPM)에서 이를 느낄 수 있었다. 뷸러는 이날 개인 최고 RPM을 경신했다. 2회 첫 번째 타자를 상대로였다. 그 타자가 하필 최지만(29)이었다.

뷸러는 1B-2S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5구째 바깥쪽 포심패스트볼로 삼진을 잡아냈다. 이 공의 구속은 97.3마일(156.6㎞)에 이르렀다. 다른 포심에 비해 구속이 특별한 것은 아니었는데 RPM이 엄청났다. 이 공의 RPM은 무려 2856에 이르렀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이 수치는 뷸러의 데뷔 이후(포스트시즌 포함) 포심 최고 RPM이었다. 말 그대로 ‘긁힌’ 포심이었다. 이 포심이 바깥쪽 무릎 높이에 박혔으니 빠른 공에 강한 최지만도 대응하기가 어려웠다. 최지만은 물끄러미 바라보다 결과를 인정하고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뷸러는 다음 타자인 마누엘 마르고트 또한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1S에서 2구째 97.8마일 포심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유인구로 잴 필요가 없었다. 방망이가 늦는다는 것을 확인한 뷸러는 3구째 곧바로 98.8마일의 포심을 찔러 넣으며 다시 헛스윙을 유도, 삼진을 잡아냈다. 이 공의 RPM은 2819로, 뷸러 개인 통산 세 번째로 높았다. 오늘은 뷸러의 날이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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