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유나이티드가 정동윤(사진 아래 오른쪽)의 결승골로 K리그1 잔류 싸움을 최종전으로 몰고갔다. ⓒ한국프로축구연맹
▲ 인천 유나이티드가 정동윤(사진 아래 오른쪽)의 결승골로 K리그1 잔류 싸움을 최종전으로 몰고갔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인천, 이성필 기자] 벼랑 끝에 몰린 인천 유나이티드를 깨운 것은 자신감과 간절함이었다. 마지막에도 나태함 없이 집중력을 유지해 꼭 승리해 '생존왕', '잔류왕'의 명성을 이어가겠다는 것이 선수들의 의지다.

인천은 2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파이널 그룹B(7~12위) 26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전에서 김대중, 정동윤의 골로 2-1 승리했다. 승점 24점으로 꼴찌 탈출에는 실패했지만, 잔류 전쟁을 최종전까지 몰고 갔다.

공교롭게도 최종전은 잔류에 성공한 8위 FC서울(29점)과의 원정 경기다. 10위 부산(25점, +25)은 11위 성남FC(25점, +22)와 만난다. 부산과 성남이 비기더라도 인천이 서울을 이기면 잔류한다. 또는 인천이 서울과 비겨도 성남이 부산에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지면 역시 다득점에서 앞서(인천 +24) 잔류가 가능하다. 현재 인천은 다득점에서 성남에 두 골 앞선다.

인천의 운명을 최종전으로 인도한 득점자 김대중, 정동윤의 마음은 팬들에 대한 죄송함 반, 고마움 반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인천은 올해 부침이 심했다. 유상철 명예 감독이 지병으로 지휘봉을 잡지 못하게 됐고 임완섭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6월 말 성적 부진에 사임했다. 코치였던 임중용 전력강화실장이 지휘봉을 잡았다가 조성환 감독을 정식으로 선임했다. 이천수 전 전력강화실장이 물러나고 임 실장이 뒤를 잇는 등 혼란의 연속이었다.

사령탑 부재와 선임이 이어지니 선수들도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을 터, 그래도 부산전에서 조 감독의 마음이 닿았고 2-1 역전승을 만들었다.

▲ FC서울에 이기면 또는 비겨도 상황에 따라 잔류가 가능한 인천 유나이티드 ⓒ한국프로축구연맹

동점골을 널은 김대중은 "다른 날보다 기회를 많이 부여받았다. 감독님께 감사하다. 모든 선수가 열심히 뛰었다"라며 조 감독에게 마음을 전한 뒤 "K리그 데뷔골을 2016년에 넣고 4년 만에 골맛을 봤다. 제 골로 (잔류 가능성을) 살릴 수 있었다.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았다. 골 넣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조 감독의 믿음에 부응한 김대중은 "조 감독과 인천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 꼭 잔류해 선수들을 사랑하는 대표이사께 보답하고 싶다"라며 희생하는 프런트에도 공을 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단독 드리블로 결승골을 넣은 정동윤은 "(전날 성남이 수원을 이긴 것을 알고) 아침에 선수들을 보니 표정이 많이 좋지 않았다. 심리적 압박을 받은 것 같았다. 그래도 감독님이 포기하지 말고 팬들 앞에서 보여주자고 했다"라며 똘똘 뭉친 것이 결과로 나왔다고 말했다.

골을 넣고 여러 감정이 생각났다는 정동윤은 "이 상황에 오기까지 인천을 위해 많은 분이 아픔을 겪었다.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해 상처받고 좋지 않았던 분들도 있었던 것 같다"라며 "유종의 미를 꼭 거두겠다"라고 답했다.

잔류왕 이미지는 서울과 최종전에 도움이 될까. 김대중은 "선수단 전부가 예전처럼 잔류할 수 있다는 순간도 있었지만, 지금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잘못하면 잔류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나태한 마음을 가지지 않았다. 항상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결과를 만들었다"라며 긴장의 끈을 풀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정동윤도 "선수들이 이 이미지를 만든 것이. 남 탓을 하다 보면 팀이 무너진다고 생각한다. 좋을 때나 안 좋을 때나 하나로 구성해서 이겨내야 한다. 현 상황이 현수들에게 스트레스로 느껴지는 것 같다. 잊지 말고 다음에는 높은 위치에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스스로 운명을 결정하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스포티비뉴스=인천,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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