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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첫 가을 ③] kt가 올 겨울, 이강철과 연장 계약을 해야 하는 이유

네이버구독_201006 김태우 기자 skullboy@spotvnews.co.kr 2020년 10월 25일 일요일
▲ kt는 팀을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시킨 이강철 감독과 연장 계약을 해야 할 몇몇 이유를 가지고 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5강이 확정되면 세리머니를 하실 것이냐”

kt가 미친 듯이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승률 5할을 돌파, 어느덧 승패 마진이 +15에 이르렀던 시기다. 그야말로 파죽지세였다. 시즌 막판 급격한 난조만 없다면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이 유력하던 때였다. 전문가, 팬들도 “이제 됐다”는 안도감과 환희가 깔려 있던 시점이기도 하다. 정규시즌·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큰 대업과 비교하면 소소하지만, 그래도 kt로서는 ‘첫 포스트시즌’이 큰 의미를 가질 법했다. 

이 감독에게 “확정되면 세리머니를 하실 것이냐”고 농담을 했다. 그런데 이 감독은 “하도 큰 경기를 많이 해서… 그 정도에는 안 나올 것 같다”고 웃었다. 하긴 현역 시절 숱한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있는 이 감독이다. 지도자(KIA·키움·두산 코치)로도 이 감독만큼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인사는 드물다. 그 말대로, 이 감독은 포스트시즌이 확정되는 순간에도 담담하게 선수들을 맞이했다.

포스트시즌이라는 더 큰 무대를 앞두고 들뜨지 않으려는 것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 고민이 많다는 것도 이런 담담한 태도를 만들었을지 모른다. 이 감독은 최근 시즌 막판 순위 싸움 구상에 전념을 다하고 있다. 구상을 수십 번 세우고, 또 수십 번 고치는 중이다. 여기에 내년 구상도 벌써 시작했다. 풀리지 않는 숙제들이 많다. 이 감독은 “올 겨울이 더 치열할 것 같다.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 조금 많다”고 귀띔했다. 

이 감독은 2019년 시즌을 앞두고 3년 총액 12억 원에 계약하며 kt의 3대 사령탑에 올랐다. kt는 당시 “다년간 검증된 지도력뿐만 아니라 선수단의 체질 개선과 승리 의지를 고취시켜 줄 수 있는 적임자”라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그리고 이 감독은 3년 임기가 끝나기 전, 2년 만에 이 평가가 허언이 아니었음을 증명해냈다. 선수단의 분위기는 완벽한 반전을 이뤄냈다. 이제 kt는 어느 누구도 만만하게 볼 수 없는 팀이 됐다.

아직 임기는 1년이 남았다. 정상적인 수순이라면 재계약은 아직 논의할 때가 아니다. 내년 성적을 보고 판단해도 된다는 말은 틀리지 않다. 하지만 kt는 조금 사정이 다르다. 이 감독에 대한 적절한 ‘보상’은 본질이 아니다. 팀의 미래와 연관이 있다. kt는 그 과정을 순탄하게 만들기 위해 올 겨울 이 감독과 연장 계약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는 포스트시즌 성과와는 무관하게 검토해야 할 일이다.

기본적 전제로 지도력과 리더십이 검증됐다. 이 감독은 외유내강 스타일의 지도자다. 강단이 있고 소신도 있다. 한 번 결정한 것은 저돌적으로 밀어붙이는 추진력도 갖췄다. 여기에 더해 순발력과 실패를 겸허하게 인정하는 스타일이다. 첫 시즌 황재균 유격수, 두 번째 시즌 이대은 마무리 등 시즌 초반 자신의 실패한 구상을 재빠르게 바꾼 것은 팀의 상승세를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소통도 비교적 원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타플레이어 출신 감독들이 흔히 겪는 단골 비판이 많지 않았다.

▲ 만약 3년의 여유가 생긴다면 이강철 감독은 군 문제 해결 및 선수층 강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곽혜미 기자
팀 상황도 더 높은 곳을 향해 가열차게 채찍을 가하기보다는, 호흡을 가다듬을 때가 됐다. kt는 지난해 5할에 이어 올해는 0.550 이상의 승률로 시즌을 마무리할 것이 유력하다. 2년 전 승률(.418)과 비교하면 천지개벽이다. 그러나 아직 팀이 가진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 있다. 주축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크다. 게다가 이 주축들의 상당수가 30대다. 올해는 선수단과 프런트가 합심해 기대 이상의 승률을 냈지만, 내년에도 같은 승률을 장담하기 어렵다. 아직은 팀의 기초 체력이 약하다. 

지난해 6위를 했으니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을 기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올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고 해서 내년에 당장 그 이상의 성과를 바라다간 팀의 장기적인 구상이 흐트러질 수 있다. 임기 마지막 해를 맞이하는 감독은 당연히 재계약을 위해 전력을 최대한 끌어 쓸 것이고, 그 과정에서 장기적인 구상은 뒷전이 될 수밖에 없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kt가 가장 경계해야 할 그림이다.

NC처럼 외부 FA 수혈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kt는 지금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뤘으니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는 팀을 만드세요”라고 말할 것이 아닌, “5강에 꾸준히 갈 수 있는 기초 체력을 다지세요”라고 말해야 한다. 명문 팀들의 기본 조건은 매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는 일관성이다. 지금 kt에는 그런 팀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는 구단이 현재 위치를 냉철하게 인지하고, 이 감독과 이숭용 단장에게 운신폭의 여유를 줬을 때 본격적으로 시작될 일이다.

남은 1년에 2년을 더 붙여 3년을 다시 보장한다면 이 감독의 고민 방향은 지금과 당연히 달라진다. 내년 성적을 위해 군 입대를 미루자고 생각한 선수들 중 몇몇은, 3년 임기를 넓게 바라보고 홀가분하게 풀어줄 수 있다. 시간에 여유가 생겼으니 약점 보완에도 나설 수 있다. 2~3년 뒤를 바라본 백업 선수 육성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다. 소형준으로 대변되는 젊은 선수들은 '임기 3년의 자산'이니 자연히 아껴쓰게 될 것이다. 

FA 등 외부 전력 보강도 올 겨울에 국한된 것이 아닌, 앞으로 3년의 겨울을 넓게 계산할 수 있다. 당장 내년에 올해처럼 성과를 내지 못한다고 해도 길게 보면 이득이 된다. 이강철 감독과 연장 계약은 단순히 지금껏 잘한 것에 대한 ‘보상’의 의미가 아닌, 앞으로 팀을 제대로 만들라는 ‘의무’를 지우는 개념으로 봐야 한다. 이 감독에 대한 내부 평가에 확신이 있다면 망설일 이유가 없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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