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가 끝나고 오열한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옥타곤 바닥에 내려놓은 오픈 핑거 글러브.

[스포티비 뉴스=김건일 기자]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2, 러시아)는 승리를 확정지은 뒤 글러브를 옥타곤 바닥에 내려놓았다.

은퇴하는 선수들의 행동. 하빕은 "UFC에서 내 마지막 경기였다"고 밝혔다.

하빕은 25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야스 아일랜드(파이트 아일랜드)에서 열린 UFC 254 메인이벤트에서 잠정 챔피언 저스틴 개이치(31, 미국)를 2라운드 1분 34초에 트라이앵글 초크로 꺾었다.

라이트급 통합 타이틀전에서 3차 방어에 성공하고 29전 29승을 달성했다.

경기 종료 공이 울리자마자 하빕은 옥타곤 바닥에 엎드려 오열했다.

이어진 인터뷰. 한숨을 크게 쉬며 어렵게 입을 열었다.

"오늘이 내 마지막 경기였다. 아버지가 없는 싸움에 큰 의미를 못 느끼겠다"며 "약속을 지키겠다. 내가 말을 했으니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하빕의 아버지 압둘마나프 누르마고메도프는 러시아 다게스탄의 유명 레슬링·삼보 코치로 하빕을 어렸을 때부터 가르쳐 세계 최강의 파이터로 키웠다.

하빕이 28연승을 함께 했던 압둘마나프는 지난 7월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 세상을 떠났다.

하빕은 처음으로 아버지 없이 경기를 준비했고, 이날 아버지가 없는 옥타곤에 올랐다.

▲ 저스틴 개이치 상대 승리를 거두고 인터뷰하는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하빕은 "라이트급 13연승도, 통산 29연승도 대단한 기록 아니겠느냐. 이제 내가 파운드 포 파운드 1위라 해도 틀리지 않다"며 "앞으론 후진 양성에 힘을 쏟겠다"는 말을 끝으로 옥타곤을 떠났다.

하빕은 2008년 종합격투기 데뷔 이후 28연승, UFC 라이트급에선 13연승으로 최장자에 올랐다.

전 라이트급 챔피언 하파엘 도스 안요스를 비롯해, 전 페더급·라이트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 전 라이트급 잠정 챔피언 더스틴 포이리에 등을 잡았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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