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도훈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울산, 박대성 기자] 울산 현대가 사실상 결승전에서 고개를 떨궜다. 최종전 결과에 따라 우승 가능성은 있지만, 전북 현대가 대구FC에 지길 바라야 한다.

울산은 25일 오후 4시 30분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26라운드에서 전북에 0-1로 졌다. 승점이 같은 상황에서 승점 3점을 헌납하면서 선두를 내줬다. 내달 1일 홈에서 광주FC를 이기고 전북이 패배하길 바라야 한다.

시즌 초반이 압도적이었다. 2019-20시즌 리버풀처럼 차곡차곡 승점 3점을 쌓았다. 전북을 승점 5점으로 따돌리면서 우승 레이스에 앞선 적이 있었다. 하지만 후반기에 잡을 경기를 잡지 못하면서 승점 54점 동점까지 됐다.

전북과 맞대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했다. 각각 최종전에서 객관적인 전력상 아래인 팀을 상대하기에 이날 경기에서 패배하면 사실상 우승 팀이 가려지게 됐다. 90분 동안 선수들은 높은 집중력을 발휘했고, 울산은 조현우의 선방쇼로 위기에서 탈출했다.

빅 매치에서는 한 번의 실수가 차이를 만든다. 김기희의 애매한 헤더 클리어링이 조현우 품에 안기지 못했고, 쇄도하던 바로우에게 실점했다. 승점 1점만 얻어도 우승에 유리한 상황. 전북은 경기 종료까지 총력전을 다했지만 끝내 1골을 넣지 못했다.

울산은 지난해에도 다 잡은 우승 트로피를 손에서 놓쳤다. 안방에서 포항 스틸러스에 대패하며 전북에 우승 트로피를 넘겨줬다. 올해 조현우, 윤빛가람, 홍철 등 국가대표급 지원으로 2019년 서러움을 털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결과는 또 준우승 위기다. 경기 뒤에 기자회견에서 빅 클럽을 이끌 자질이 있는가란 질문이 있었다. 김도훈 감독은 "어떤 대답을 원하시냐"며 멋쩍게 웃는 뒤에 "(좋은) 선수들과 함께하면서 결과를 받아들이게 됐다. 좋은 경험을 많이 쌓았다"고 답했다.

감독 자질은 스스로가 판단할 수 없었다. 결과와 지켜보는 팬들의 몫이었다. 김 감독은 "능력은 내가 판단할 수 없다. 축구는 계속된다. 지도자를 그만두는 순간까지 준비하고 경기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90분 동안 최선을 다한 선수들을 위로했다. 김도훈 감독은 "경기를 지면 상상할 수 없는 패배감이 있다. 위로해도 위로가 되지 않지만, 위로를 해줘야 한다. 지나간 건 잊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자리를 떠났다.

스포티비뉴스=울산, 박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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