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레이튼 커쇼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이닝 시작 전에 계획했던 일이다."

클레이튼 커쇼(32, LA 다저스)가 교체 시점 관련 논란에 덤덤하게 대응했다. 커쇼는 26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 월드시리즈 5차전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5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4-2로 앞선 가운데 마운드를 내려갔다. 투구 수는 85개로 많은 편은 아니었다. 

커쇼는 3-2로 앞선 4회말 최대 고비를 막으면서 자신감에 찬 상태였다. 선두타자 마누엘 마르고트가 볼넷으로 나간 뒤 헌터 렌프로 타석 때 2루를 훔쳤다. 이때 2루수 크리스 테일러의 포구 실책이 나오면서 마르고트는 3루까지 갔다. 렌프로까지 볼넷으로 걸어나가면서 무사 1, 3루가 됐다.

에이스의 힘을 보여줬다. 커쇼는 조이 웬들을 유격수 뜬공, 윌리 아다메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순식간에 2사 1, 3루로 상황을 바꿨다. 그러자 탬파베이도 급해졌다. 3루주자 마르고트가 케빈 키어마이어 타석에 커쇼가 세트 포지션을 한 상태에서 홈스틸을 시도했다. 커쇼는 빠르게 포수 오스틴 반스에게 송구하면서 마르고트의 홈스틸을 저지했다.  

대량 실점 고비를 넘긴 뒤 커쇼는 빠르게 안정감을 찾아 나갔다. 5회 삼자범퇴를 기록했고, 6회에는 공 2개로 2사를 만든 뒤 더스틴 메이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빠른 교체를 선택하자 경기장에 다저스 팬들의 야유가 들렸다. 

커쇼는 경기 뒤 MLB네트워크와 인터뷰에서 "(교체는) 이닝 시작하기 전에 계획한 일이었다. 메이가 좋은 투구를 펼쳐줘서 팀에 큰 승리를 안겼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4회 홈 스틸을 저지한 상황과 관련해서는 "주자를 볼 수 없는 상태였는데, 맥스 먼시를 비롯해 다른 야수들이 소리를 질러서 알았다. 예상했던 상황은 아니었지만, 전에도 3루에 발 빠른 주자가 있었을 때 비슷한 경험을 한 기억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저스는 1988년 이후 32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1승을 남겨뒀다. 커쇼는 "포스트시즌 경기는 늘 특별하게 느껴진다. 지난 밤 4차전 결과가 그렇게 됐지만, 동료들끼리 문자를 하면서 3차전까지 잘 치러왔다고 이야기를 했다. 오늘(26일)은 3점을 먼저 뽑으면서 좋은 상황이 만들어졌다. 이제 1승만 더 하면 된다"고 힘줘 말했다. 

커쇼는 포스트시즌 통산 207탈삼진으로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 저스틴 벌랜더(휴스턴)가 세운 205탈삼진이었다. 아울러 1차전과 5차전에서 2승을 거뒀다. 커쇼가 포스트시즌 한 시리즈에서 2승을 거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언론은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다면 2승을 책임진 커쇼가 당연히 MVP를 차지해야 한다"고 벌써부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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