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프로야구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한 타자와 준이치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타자와 준이치(34)는 세계 최고 야구 선수들이 모인다는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MLB 출전 경기 수만 무려 388경기다.

2009년 보스턴과 계약을 맺고 태평양을 건넌 타자와는 이후 MLB 무대에서 꾸준히 얼굴을 비췄다. 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불펜 투수 대열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그래도 견실한 투수로서 제법 화려한 경력을 쌓은 것까지 부인할 수 없다. 타자와는 MLB 통산 388경기에서 21승26패 평균자책점 4.33을 기록했다.

2012년에는 3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43을 기록했고 2013년과 2014년에는 2년 연속 71경기를 소화하는 등 전성기를 보냈다. 이런 타자와는 마지막 경력을 고국에서 장식하기 위해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 지원서를 내밀었다. 선수 이름값은 물론 과정도 화제를 모았다. 그런데 지명이 안 됐다. 일본 언론들은 충격에 빠졌다.

타자와는 26일 도쿄에서 열린 프로야구 드래프트 회의에서 이름이 호명되지 않았다. 타자와는 이날 행사장까지 와 지명을 기다렸으나 충격적인 소식을 접한 채 그대로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스포니치 아넥스’ 등 현지 언론들은 “타자와의 지명 소식을 알리기 위해 50여명의 취재진이 몰렸으나 타자와의 이름은 불리지 않았다”고 일제히 타전했다.

타자와는 복귀부터도 화제를 모았다. 그는 고교 졸업 후 사회인 야구팀(신일본석유)에 입단했다. 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프로 팀들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고, 드래프트 신청도 했다. 그런데 2008년 9월 갑자기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타자와는 MLB 다수의 구단으로부터 관심을 모은 끝에 결국 보스턴과 3년 400만 달러에 계약하고 일본을 떠났다. 

결국 일본프로야구는 유망주들의 무분별한 유출을 막기 위해 “드래프트 신청을 한 선수가 지명을 거부하고 해외 구단과 계약을 맺는 경우, 국내로 돌아와도 일정 기간(고졸 3년·대졸, 사회인 2년)은 일본 구단과 계약할 수 없다”는 이른바 ‘타자와 룰’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타자와가 돌아올 때 이 조항이 문제가 됐고, 결국 지난 9월 이 조항을 폐지함에 따라 타자와도 바로 드래프트에 지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타자와 룰은 타자와로 끝맺음을 한 셈이었다.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내에서 현역 연장이 어려워진 타자와는 올해 독립리그 구단인 사이타마 무사시 히트베어스에서 임시로 거처를 마련했다. 내년에 만 35세가 되는 나이는 걸림돌이었다. 그래서 애당초 높은 순번에서 지명은 어려울 것이라 봤다. 코로나19 사태로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은 것도 문제였다. 하지만 요코하마 등 일본 4개 구단이 지켜본 사회인리그 경기에서 최고 149㎞를 던지며 건재를 과시했다.

이 때문에 현지 언론은 ‘후순위로 지명될 수 있다, 낮은 순번에서 모험을 거는 팀이 나올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놨으나 결국은 모든 팀들이 외면했다. ‘스포니치 아넥스’는 “각 구단들이 모두 즉시전력감 투수로 평가하고 있었다”고 놀라움을 드러내면서 “내년 6월에 35세가 되는 나이가 지명에 걸림돌이 된 것 같다. 역대 최고령 지명자가 될 수 있었으나 그렇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타자와의 향후 경력 연장에도 큰 변수가 생겼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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