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고 2학년 좌완 유망주 이병헌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목동, 김민경 기자] "두산을 좋아합니다."

서울고 2학년 좌완 이병헌(17)에게 가장 좋아하는 프로 구단을 물으니 돌아온 답이다. 이병헌은 프로 구단 스카우트들 사이에서 2022년 1차지명 0순위 후보로 꼽힌다. 어느 구단이라도 탐낼 시속 150km 강속구를 던지는 특급 좌완 유망주다.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 키움 히어로즈 등 서울권 세 팀은 해마다 순서를 바꿔 신인 1차지명을 하고 있다. 2022년 1차지명은 두산이 1순위다. 고교야구에 관심이 많은 두산 팬들은 벌써 이병헌을 반기고 있다. 

이병헌도 이런 관심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처음에는 부담이었는데, 이제는 오히려 이런 관심과 응원을 해주시는 게 편하고 즐길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두산을 좋아하고 가장 경기를 많이 챙겨보는 팀도 두산"이라고 이야기했다. 

2021년 1차지명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서울고 3학년 내야수 안재석(18)은 이병헌에게 "이대로만 하면 지명받을 수 있다"고 응원을 해줬다. 이병헌은 "(스카우트 평가 등) 좋은 말이 들리니까. 내년에 그 평가에 걸맞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롤모델은 두산 좌완 함덕주(25)다. 함덕주는 이병헌처럼 강속구를 던지진 않지만, 서클 체인지업이라는 확실한 주무기가 있다. 두산 투수들이면 한 번쯤 함덕주에게 체인지업을 배우려 하는데, 그립 잡는 법이 특이해 따라하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함덕주는 2018년부터 올해 초까지 마무리 투수로 55세이브를 챙겼고, 시즌 도중에는 선발로 전향해 6경기에서 2승을 거뒀다. 지금은 팔 상태가 좋지 않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병헌은 "함덕주 선배가 왼손 투수라 롤모델이다. 본받고 싶은 것은 중간 계투로 계시다가 선발로 바꾸셨는데, 나도 야구하면서 선발로 뛰는 게 꿈이라 닮고 싶다. 최종적으로는 선발을 하고 싶다. 못 하더라도 긴 이닝을 끌고 가보고 싶긴 하다. 아무래도 1~2이닝만 던지다 보니 3이닝이 넘어가면 힘들어진다. 3~4이닝은 편하게 끌고 가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 이병헌 ⓒ 한희재 기자
구속을 더 끌어올리고 싶은 욕심도 있다. 프로 무대에 가서 훈련해 더 성장하고 배우면 시속 155km까지는 끌어올려 보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장점은 특이한 투구 폼이다. 이병헌은 "내 폼이 다른 좌투들이랑은 다르게 약간 낮게 나왔다가 올라오는 폼이라 타자들의 타이밍을 잘 뺏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딱히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단순하게 풀어가려는 것도 장점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병헌은 봉황대기 우승을 노리는 서울고의 필승 카드이기도 하다. 유정민 서울고 감독은 이병헌을 가능한 많은 경기에서 활용하기 위해 투구 수를 조절하며 이닝을 짧게 끊어 기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28일 세광고와 16강전에서는 0-1로 뒤진 7회에 등판해 3이닝 41구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4-1 역전승에 기여했다. 이번 대회 개인 첫 승이었다.

이병헌은 "계속 1점 차에서 1-1이 되고, 2-1이 됐는데 크게 긴장감은 없었다. 동료들이 옆에서 파이팅해주고 응원해준 덕에 편하고 쉽게 던질 수 있었다. 초반에 제구가 왔다 갔다 했는데, 그것만 보완하면 더 잘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서울고는 30일 북일고와 8강전을 치른다. 우승컵을 들어 올리기까지 3경기가 남았다. 이병헌은 "꼭 우승하고 싶다. 지고 있어도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고, 이겨도 더 파이팅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스포티비뉴스=목동,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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