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결산 기자회견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역대최고 좌석점유율 92%. 그 속에 담긴 의미."

코로나19를 뚫고 오프라인으로 열린 제 25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가 관객들의 뜨거운 성원 속에 마무리를 알렸다.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결산 기자회견이 폐막을 앞둔 30일 오전 온라인으로 열렸다. 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 규모를 크게 줄여 오프라인으로 진행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날 오후 폐막을 앞두고 있다.

지난 21일 개막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개폐막식까지 취소하고 각종 행사와 파티를 모두 없앤 가운데 오로지 상영에만 집중하는 형태로 열려 주목받았다. 68개국 192편이 초청돼 부산 해운대 영화의 전당 6개 스크린을 통해 작품별로 1번씩 상영됐다. 남포동 롯데시네마 대영에서는 커뮤니티 비프 상영이 진행됐다.

집계에 따르면 영화제 오프라인 관객수는 1만8311명으로 역대 영화제 중 가장 적었다. 그러나 유효좌석수가 1만9909석에 불과한 상황에서 좌석점유율이 무려 92%에 이르렀다. 1824명이 참여한 커뮤니티 비프의 좌석점유율 역시 87%로 나타났다. 둘을 더한 총 관객은 2만135명으로 집계됐다.

▲ 전양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출처|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결산 기자회견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부산국제영화제 평균 관객수는 18만명이었다. 올해는 1만 8311명이다. 코로나 시대가 대변하는 비대면, 비접촉 특성을 감안할 때 거리두기를 한 행사로서는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러운 수치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영화제 기간동안 펼쳐졌던 프로그램들의 많은 행사들이 비대면 방식을 통해 컨퍼런스 등으로 이루어졌다. 온라인을 통해서도 3만 여 명이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는 "좌석을 전체의 25%만 판매했기 때문에 총 좌석수는 작년의 10분의1 이하"라고 전제하면서도 "최종 좌석점유율은 92%로, 이렇게 높았던 적이 없었다. 관객들이 목말라 있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영화제였다"고 자평했다.

▲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포스터. 제공|BIFF
올해 영화제에서는 '스파이의 아내', '트루 마더스', '폴링', '퍼스트 카우' 등 다양한 화제작이 주목 받았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야외극장에서 선보인 작품들 '소울', '썸머 85', '화양연화', '아사다 가족' 등 총 10편 중 9편이 매진돼 큰 사랑을 받았고, '미나리' 등 해외 영화제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들 또한 매진 사례가 이어졌다.

무엇보다 코로나19 가운데 상영을 실시한 오프라인 영화제였음에도 철저한 방역으로 불미스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만 하다. 

영화제 측은 "관객과 시민들의 안전한 출입통제를 위해 오픈형 건물인 영화의전당 건물 외관을 모두 통제하고 8개의 게이트만 운영했으며, 각 게이트에서는 철저한 발열체크, 손 소독, 전자출입명부(QR) 등을 진행했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관객들의 동선을 체크하기 위한 CCTV도 운영했다. 티켓 예매 및 입장은 모바일 티켓으로만 운영했고, 상영관 내에서는 유효 좌석수의 25%만 운영하는 등 상영관 안팎에서 거리두기 캠페인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절대적인 관객 수가 줄어들어 예년에 비해 분위기는 조용했지만, 까다로운 방역 절차를 따라준 관객들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안전한 운영으로 큰 안전사고 없이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며 "무엇보다 COVID-19 상황에 온라인 상영 없이, 극장 상영으로만 개막한 국내의 첫 국제영화제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한 해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COVID-19로 해외 게스트의 참석이 전무했던 부산국제영화제는 오히려 다양한 방식의 GV(관객과의 대화) 마련으로 작품에 대한 풍성한 대화의 장을 펼쳤다. GV의 총 진행 횟수는 135회이며, 이 중 온라인 GV가 90회, 게스트가 직접 부산에 참석한 오프라인 GV는 45회에 이르렀다. 한국 영화 GV의 경우, 100% 국내 게스트 참석으로 적극적인 참여도를 보였다.

▲ 남동철 부산국제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 출처|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결산 기자회견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는 "해외 분들이 영화제를 한다는 데 감격했고, 극장 관객과 만나는 것이 고맙고도 뜻깊다고 하더라. 온라인 GV는 올해 가장 내세울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고 귀띔했다.

실시간 온라인으로 연결한 하이브리드 형식의 GV도 특별했다. 특히, 베트남/태국 등 해외 현지와 부산에서 작품을 동시에 상영하고 양국 관객이 실시간 온라인으로 동시 GV에 참석한 것은 언택트 시대에 국가를 뛰어넘는 새로운 유형의 GV로 평가받는다. 윤성현 감독의 '사냥의 시간' GV는 유튜브 생중계로 송출되어 현장에 직접 참석 못 한 관객들에게도 출연진과의 만남의 기회를 선사했다.

포럼 비프, 기자회견, 마스터 클래스, 시상식, 개별인터뷰 등 극장 상영 외의 행사는 모두 온라인을 적극 활용해 열렸다. 특히, 포럼 비프에서는 온라인 회의 시스템 도입과 이 시대에 맞는 주제로 많은 관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담론의 장이 온라인으로 확장되어 활성화되는 순간을 확인한 시간이었다는 평. 기간 동안 누적 조회수는 2만 919회로, COVID-19 시대가 무색하게 역대 최고의 반응을 이끌어내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 역시 온라인으로 열렸다. 올해 초, 기존 아시아필름마켓에서 행사명을 바꾸고, 콘텐츠 전반의 거래가 이뤄지는 B2B마켓을 지향한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은 COVID-19로 인해 불가피하게 개최 시기와 기간을 변경하고, 온라인으로 개최 형식을 변경했다. 온라인임에도 작년 대비 5개 업체가 증가한, 20개국의 205개 기관 및 업체가 온라인 부스를 개설하고, 833편의 콘텐츠를 등록하여 거래하였다. 특히 온라인 스크리닝을 통해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상영작 118편을 관람할 수 있어 국내외 게스트의 만족도가 높았다.

▲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출처|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결산 기자회견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한 변화는 선택이 아니었다. 강제나 다름없지만 이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잘 결합하면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그럼에도 개선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다는 것이 올해의 성과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이사장은 "많은 것이 코로나 상황 자체에 달렸다. 코로나는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의 문제이기도 하다. 내년 칸, 베를린, 베니스가 어떻게 할지도 궁금하다"며 "올해는 세계 영화계의 덕을 본 역설적 장점이 있기도 했는데 전세계적 영화제작 자체가 어려움을 겪어, 발굴 등에도 심각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1일 개막한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는 30일 오후 폐막한다. 폐막작은 동명의 영화를 애니메이션으로 옮긴 일본 타무라 코타로 감독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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