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명적인 2연패로 2위에서 4위로 추락한 LG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마지막 날까지 2~5위가 결정되지 않은, KBO리그 역사에서도 가장 혼란스러운 날 중 하나였다. 경기 시간, 흐름, 그리고 득점 하나하나에 4개 구단 팬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KBO리그 2~5위 순위는 최종전인 30일에야 확정됐다. NC의 정규시즌 우승 및 한국시리즈 진출이 확정된 가운데 포스트시즌에 나갈 나머지 4개 팀(LG·kt·키움·두산)의 명단 또한 결정이 된 상태였다. 그러나 어느 팀이 어떤 무대부터 포스트시즌을 시작할지는 확정된 게 없었다. 확률이 크지 않은 무승부까지 포함할 때, 4개 팀에게 닥칠 수 있는 경우의 수만 무려 8가지였다.

29일 기준으로 2위는 kt였다. 3위 LG는 kt에 반 경기, 4위 키움은 LG에 반 경기, 5위 두산도 키움에 반 경기 뒤진 상태였다. kt는 대전에서 한화와, LG는 인천에서 SK와, 그리고 키움과 두산은 잠실에서 맞대결을 벌였다. 키움은 2위까지, 두산은 3위까지 올라갈 수 있었고, LG는 2위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4위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었다. 말 그대로 최종 순위는 각 팀들이 하기 나름이었다. 

일단 이기면 자력으로 2위를 확정지을 수 있는 kt가 1회 강백호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내자 2위를 노리는 LG도 1회 김현수의 적시타로 앞서 나갔다. 두산도 1회와 2회 1점씩을 뽑으며 키움에 2-0으로 리드했다. 그런데 SK가 1회 로맥의 적시타, 2회 김강민의 솔로포로 역전하며 LG가 불안해졌다. 오후 8시 기준 스코어로만 따지면, 2~5위는 kt·두산·LG·키움 순이었다.

kt도, LG도 점수를 뽑지 못하며 5회를 넘긴 가운데 말 그대로 각 구장에서 1~2점을 둔 피 말리는 싸움이 벌어졌다. 잠실·수원·인천 모두 3회 이후로는 전혀 점수가 나지 않으며 팬들의 애를 태웠다. 그러다 오후 8시 35분경 변곡점이 생겼다.

인천에서는 LG가 박종훈의 갑작스러운 강판으로 뒤숭숭한 SK를 상대로 볼넷 2개를 고르며 2사 만루를 만들었다. 대전에서도 5회 한화가 무사 2,3루 기회를 만들었고 kt에서는 데스파이네가 출격했다. 두 구장 모두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LG는 오지환의 유격수 땅볼로 득점 없이 이닝이 끝났고, 한화는 데스파이네의 폭투로 동점을 만든 이후 데스파이네를 사정 없이 두들겨 5회에 4점을 내고 경기를 뒤집었다. 그래도 오후 9시 순위는 일단 kt·두산·LG·키움 순이 이어졌다.

오후 9시가 조금 넘어 두산이 키움을 2-0으로 눌렀다. 키움은 5위가 확정됐고, 두산은 4위를 확보한 상황에서 LG가 지면 3위로 올라갈 수 있었다. LG는 6~8회 찾아온 기회가 모두 무산되며 패색이 짙어졌다. 

하이라이트는 인천의 9회였다. LG는 1-3으로 뒤진 9회 2사 1,2루에서 오지환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다. 이어 채은성 타석 때 폭투로 나오며 2사 2,3루 기회를 잡았다. 안타 하나면 역전, 2위로 올라갈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었다. 그러나 채은성이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결국 SK가 오후 9시 45분 승리를 확정지으면서 두산과 kt가 모두 웃었다.

LG의 패배로 kt는 대전 경기 결과 관계없이 2위를 확정지었다. kt 선수들은 인천에서 LG가 졌다는 것을 경기 중 전달 받은 듯했다. 선수들의 얼굴이 밝아졌다. 잠실에서 인천 경기를 애타게 보고 있었을 두산도 3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반면 시즌 142경기를 치를 때까지만 해도 2위였던 LG는 4위로 추락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떨어졌다. 포스트시즌은 11월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LG와 키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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