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현대 스트라이커 이동국(오른쪽)과 조규성(왼쪽)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전주, 이성필 기자] '현대가(家)' 더비를 놓치지 않은 전북 현대에 우승은 당연한 결과였다.

전북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0' 대구FC와 최종전을 2-0으로 이기며 우승으로 마무리했다. 팀 통산 8회 우승(2009, 2011, 2014, 2015, 2017, 2018, 2019, 2020년)과 함께 사상 첫 4연속 우승(2017~2020년)이라는 대업을 이뤄냈다.

1983년 K리그가 출범한 이래 일화 천마(1993~1995년)와 성남 일화(2001~2003년)와 전북이 3연속 우승을 했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4연패는 전북이 최초다. 그야말로 2009년 첫 우승을 기점으로 전북이 2010년대 최고의 팀이라는 것을 부정하기 어려운 기록이다.

올 시즌 전북은 울산 현대와 1,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다. 7월 초까지 1위를 유지하다 울산에 내주면서 2위로 밀렸다. 한때 울산과 승점 차가 5점이나 벌어져 과연 역전 우승이 가능하겠는가에 대한 회의감도 있었다.

하지만, 전북은 고비마다 강했다. 특히 승점 6점짜리 경기였던 울산과 현대가 더비를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지난 6월 28일 9라운드 첫 맞대결에서는 한교원과 쿠니모토의 골로 2-0으로 승리했다. 전반 27분 김기희가 퇴장당하며 수적 우세에 1-0으로 앞서가면 후반 종료 직전 쿠니모토가 승리를 확인하는 추가골을 넣으며 울산을 울렸다.

승점 차가 좁혀지던 지난 9월15일 21라운드에서도 2-1로 승리했다. 당시 전북은 강원FC, 성남FC에 내리 패하고 광주FC에 비기면서 위기감이 커졌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시작 2분 만에 모두 바로우의 선제골에 후반 19분 한교원의 추가골까지 터지면서 종료 직전 만회골을 넣은 울산에 승리했다.

울산은 초조했다. "아무리 승리해도 전북을 이기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는 김도훈 감독의 말이 현실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파이널 라운드에서의 겨루기를 꼭 잡아야 했다. 승점 동률인 상황에서 다득점에서 앞섰기 때문에 비겨도 유리했고 이기면 사실상 우승 앞으로 가는 것이었다.

지난달 25일 26라운드에서 울산은 칼을 갈고 나왔다. 직전 25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동해안 더비에서 불투이스와 비욘존슨이 퇴장당하는 상처를 입고 0-4로 졌지만, 전북만 이기면 모든 것이 정리되는 일이었다. 유관중 전환에 홈경기라 분위기는 울산에 절대 유리했다.

하지만, 전북은 냉정했다. 전반 25분 구스타보의 페널티킥이 조현우 골키퍼에게 막히면서 울산이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했지만, 후반 19분 김기희의 백패스 실수가 치명타였다. 근처에 있던 바로우가 잽싸게 뛰어와 볼을 가로채 골망을 흔들었다. 망연자실한 울산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결국, 전북은 울산전을 모두 승리로 챙기면서 우승까지 왔다. 사실상 울산이 전북의 승리를 방조했다고 봐도 무방했다. 라이벌전을 놓치면 우승은 없다는 진리를 확실하게 확인한 전북의 4연패였다.


스포티비뉴스=전주,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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