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현대는 '국가대표' 선수들을 영입하고도 준우승에 그쳤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울산, 박대성 기자] "점점 좋아지고 있다. 울산은 우승에 도전하는 팀으로 성장했다. 결코 헛되지 않은 시간이었다. 포지션을 더 보강할 수 있다면 해야 한다. 한 번 우승을 경험한다면, 확실한 전북 대항 팀으로 성장할 거로 믿는다."

울산 현대에 1% 기적은 없었다. 마지막 희망을 품었지만 하늘은 외면했다. 압도적인 초반 행보에도 결과는 2년 연속 준우승이었다. 후반기 운영과 선택에 아쉬움이 크다.

울산은 K리그 우승컵과 인연이 없었다. 2019년 칼날을 갈았고 박주호 등 폭풍 영입으로 트로피를 노렸다. 우승컵은 울산에 향해 있는 상황. 안방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동해안 더비'에서 비기기만 해도 우승이었지만 대패하며 고개를 떨궜다. 폭풍처럼 비가 쏟아지는 날에 울산은 울었다.

2020시즌, 한 번 더 '원기옥'을 모으기로 했다. 국가대표급 영입으로 칼날을 갈았다. 영혼까지 끌어 모아 이청용, 윤빛가람, 조현우 등을 영입했다. 여름에 홍철까지 데려와 흔들렸던 왼쪽까지 보강했다. 전 포지션에 걸친 대대적인 투자였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에 김도훈 감독 선택은 실패했고 25일 전북 현대와 사실상 결승전에서 0-1로 무릎 꿇었다.

1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1% 기적을 바라야 했다. 일단 안방에서 광주FC를 잡고, 전북 현대가 미끄러지길 바라야 했다. 하지만 이동국 은퇴로 똘똘 뭉친 전북은 대구FC를 2-0으로 꺾었고 울산에 우승컵을 내주지 않았다.

울산의 출발은 좋았다. 전북은 조세 모라이스 체제에서 과거와 같은 위용이 없었다. 팽팽한 경쟁에서 승점을 잃으며 울산과 5점 차이로 벌어지기도 했다. 무더운 여름이 오기 전까지, 트로피 향방은 울산으로 향했다.

징크스는 징크스였을까. 여름에 홍철을 영입했지만 중요한 순간에 미끄러졌다. 중하위권 팀에 덜미를 잡히며 전북에 날개를 달았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비기거나 질 팀이 아니었지만 승점 3점을 얻지 못하는 일이 있었다. 결국 승점 동률까지 쫓아왔고, 끝에는 준우승으로 고개를 떨궜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라'는 글귀의 반대였다. 김도훈 감독도 준우승이 확정되고 난 뒤에 "정말 아쉽고 죄송하다. 선수들은 한해 동안 최선을 다했다. 시작이 좋았는데 마무리가 안 좋았다. 2년 연속 준우승에 나도 많이 늙었다"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홈 팬들에게 결과를 보여주고 싶었다. 전북전 패배 뒤에 축 처진 선수들에게 집중하자고 이야기를 했고, 승점 3점을 얻은 뒤에 결과를 기다리자고 다독였다. 윤빛가람, 주니오, 이동경이 골 폭죽을 터트리며 광주FC를 잡았지만 남은 건 최종전 승리 뿐이었다.

김도훈 감독은 "점점 좋아지고 있고, 우승에 도전하는 팀으로 성장했다"며 준우승 아픔을 삼켰다. 하지만 울산은 2년 연속 국가대표 자원을 영입하면서 전북에 버금가는 투자를 했다. 도전하는 팀은 아니다. 2021년에는 대대적으로 우승 실패 요인을 분석해야 한다.

그래도 마지막 여정이 남았다. K리그는 끝났지만, FA컵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가 남았다. 공교롭게도 FA컵에서 전북을 만난다. "리그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는데, FA컵 결승에서 전북을 꺾겠다"는 다짐처럼, 남은 대회에서는 우승컵을 들고 와야 한다.

스포티비뉴스=울산, 박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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