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FC전을 끝으로 은퇴한 이동국 ⓒ연합뉴스
▲ 대구FC전을 끝으로 은퇴한 이동국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전주, 이성필 기자] "해피엔딩으로 끝나 기쁜 마음이다."

등번호 20번을 은퇴하는 날 '영구결번'으로 지정된 것을 알게 된 이동국(전북 현대)의 마음은 벅찼던 모양이다.

이동국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파이널 그룹A(1~6위) 27라운드 대구FC와 최종전에 풀타임 소화하며 2-0 승리와 함께 통산 8회 우승을 함께했다.

은퇴를 선언한 이동국은 대구전이 최종전이었다. 그는 "(영구결번은) 오늘 처음 알았다. 운동장에 많은 분이 있었고 유니폼을 가지고 온 것에 감동을 받았다. 팬들이 환호하니 감격스럽다. 이동국이 아닌 선수가 20번을 달 수 없는데 팬들이 많이 사랑을 주지 않았나 싶다. 감격스럽고 약간 울컥했다"라고 말했다.

조세 모라이스 감독은 이동국의 풀타임을 두고 "면담을 통해 이뤄진 결정"이라고 한 바 있다. 이동국은 "(경기 내용이) 좋은 상황으로 가면 시간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라고 봤다"라며 앞서있었기에 풀타임을 뛰었다고 답했다.

다리를 절뚝이면서도 끝까지 뛴 이동국이다. 그는 "모든 역량을 다 쏟아부었던 것 같다. 더는 이런 장면이 앞으로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정신이 몸을 지배한다는 생각을 갖고 마음속에 담고 뛰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다리에 쥐(근육 경련이) 나지 않는 일을 할 것 같다"라며 웃었다.

떠나는 날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을 조규성이 멀티골을 넣었다. 그는 "전북에 와서 많은 것 얻었다"라며 "앞으로 선배가 기대해도 될만한 성실한 모습으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본다"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경기장에는 유독 등번호 20번의 이동국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많았다. 그는 ""팬들이 정말 선수에게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 시간이었다. 뛰어보니 팬들의 힘이 대단하다고 느낀 해였다. 전북에 와서 응원한 팬들과 역사를 이뤘다. 같이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2009년 전북으로 온 이동국이다. 그는 "2008년까지의 전북은 우승을 바라볼 수 없는 팀이었다. 연패를 당해도 그렇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2009년부터 좋은 선수와 우승컵 들고 나서는, 항상 우승 바라볼 팀이 됐다. 연패를 당하지 않는 팀이었다. 홈에서는 상대를 그냥 보내지 않은 팀이었다. 우승 DNA가 있는 선수들을 보유했다"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경기 후 우승 시상식과 은퇴식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함께했다. 정 회장은 올해 출시한 벤을 선물하는 등 '통 큰'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정) 회장님이 축구에 대한 관심 없었으면 전북이라는 팀도 없었을 것이다. 상패를 주면서 '이제 자주 연락합시다'라고 했을 때 뭉클하게 다가왔다. 차를 선물 받은 것보다 이제는 자주 봅시다는 게 더 와닿았다"라며 감사함을 잊지 않았다.


스포티비뉴스=전주,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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