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멀티골로 전북 현대의 FA컵 우승을 견인한 이승기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전주, 이성필 기자] "전북 현대가 원팀으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라이언킹' 이동국(전북 현대)은 지난달 은퇴 기자회견에서 전북의 미래에 대해 "김민재(베이징 궈안), 이재성(홀슈타인 킬) 같은 선수가 나오면 좋겠다. 물론 원팀으로 가는 것도 괜찮다"라며 수준 있는 선수들이 모인 전북이라면 원팀으로 뭉치는 것도 괜찮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동국은 지난 1일 대구FC와 K리그 최종전을 끝으로 은퇴했다. 물론 FA컵과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전에 대해서는 확답하지 않았다. 상황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나설 수 있다는 뜻이었다.

놀랍게도 8일 전주월드컵기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 FA컵' 울산 현대와 결승 2차전, 이동국은 대기 명단에 포함됐다. 이동국은 은퇴 후 지난 2일부터 전북 남원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지도자 자격증 A라이언스 교육을 받는 중이었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뛰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래서 전북은 원팀으로 뭉쳤다. 흥미로운 점은 이동국이 전북에서 FA컵 우승을 했던 경험이 없다는 점이다. 그의 출전 여부를 떠나 전북의 첫 2관왕 역사의 현장에 있게 된다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다.

전북 관계자는 "조세 모라이스 감독이 이동국과 충분히 대화를 나누고 명단에 넣었다. 출전은 경기 상황에 맡길 일이지만, 누군가가 부담을 덜어준다면 그것으로도 좋은 일이다"라고 전했다.

경기는 생각대로 풀리지 않았다. 전반 4분 만에 주니오에게 실점하면서 불리하게 진행됐다. 그래도 어려운 상황에서는 누군가가 영웅이 되는 것이 중요했다. 대구전에서는 이동국의 후계자로 불리는 조규성이 멀티골을 넣으며 2-0 승리를 이끌며 아름답게 우승했고 이동국의 은퇴식도 매끄럽게 끝났다.

기다렸던 골은 후반 8분과 25분에 나왔다. 모두 미드필더 이승기가 해냈다. 첫 골은 재치 넘치는 반 박자 빠른 슈팅으로 골을 넣었고 두 번째 골도 수비가 다가오기 전에 골을 넣었다.

전북의 투지는 대단했다. 45분 이동국이 우승을 위해 투입됐다. 이후 서로 싸움이 붙었고 최철순과 불투이스가 퇴장당했다.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지만, 전북은 끝까지 견뎠고 2-1로 승리하며 우승을 확인했다. 2013년 포항 스틸러스 이후 7년 만의 더블이었다.


승부처에서는 이승기라는 영웅이 나왔고 주심의 호각이 울리기 전까지는 똘똘 뭉쳐 견뎌냈다. 원팀으로 버틴 힘을 2관왕으로 증명한 전북이다.

스포티비뉴스=전주,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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