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우(왼쪽부터), 오달수, 이환경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영화 '이웃사촌'이 주연배우 오달수의 성추행 의혹 이후 약 2년9개월 만에 드디어 공개됐다.

영화 '이웃사촌'(감독 이환경) 언론배급시사회가 11일 오후 2시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이환경 감독과 배우 오달수, 정우, 김병철, 김희원, 이유비가 참석했다. 오달수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8년 2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이후 2년9개월 만이다.

오달수는 2018년 2월 일명 '미투'로 언급된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면서 활동을 중단했다. 해당 사건은 경찰의 내사 종결로 마무리됐으며, 이후 오달수는 씨제스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고 재기를 도모해왔다.

'이웃사촌'은 좌천 위기의 도청팀이 자택 격리된 정치인 가족의 옆집으로 위장 이사를 오게 되어 낮이고 밤이고 감시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오달수는 도청 타깃이 된 정치인 이의식 역을, 정우는 도청 팀장 대권 역을 맡았다. 2018년 2월 촬영을 마쳤으나, 주연배우 오달수의 성추문으로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다. 오랜 기다림 끝에 약 2년9개월 만에 대중에게 공개를 앞두고 있다.

▲ 오달수 ⓒ곽혜미 기자

이날 이환경 감독은 "오랜 기다림 속에 나온 영화라 긴장도 되고 많이 떨린다. 오달수 선배님께도 꼭 옆에 있어 달라고 부탁했다"고 첫 마디를 뗐다.

그는 "오달수 선배님을 제가 꼭 라면이라고 표현한다. 라면 같은 분이다.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고 그 맛 대로 나온다. 먹다가 살찔 거 같아서 안 먹으면 다시 또 당기는 느낌이다. 늘 사랑하고 존경하고 그런 느낌이다"라며 오달수를 향한 굳건한 지지를 보냈다.

조심스럽게 입을 연 오달수는 "조금 전에 영화를 봤는데, 누구보다도 마음이 무거웠다. 영화를 보고나니까 약 3년 전에 고생하셨던 배우, 감독, 스태프들 노고에 다시 한 번 더 감사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그동안 거제도에서 단순하게 생각하기 위해 가족들과 함께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고 근황을 밝힌 뒤 "솔직히 영화가 개봉하지 못했다면 평생 마음의 짐을 덜기가 힘들었을 거 같다. 시기가 좋지 않지만 조금이나마 덜 수 있어서 다행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 오달수(왼쪽), 이환경 감독. ⓒ곽혜미 기자

실존 인물을 떠올릴 수 있고 정치색이 강한 영화지만, 이환경 감독은 '실제 사건과는 관련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이미지가 겹치는 인물들에 대해서는 "연상되는 분들이 두 분 계시지만 그 분들이 겪으셨을 고충, 그리고 가족들에 대한 사랑과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제가 줄 수 있는 톤 앤 매너로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정치적으로 가는 건 스스로 단절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연상되는 지점에서도 좀 다르게 흘러간다. 초반에 코믹적인 부분을 배가시키려고 했던 이유도 '정치적인 이유로 이 영화를 보지 말라'고 제가 제안을 드리는 영화적 메시지로 이해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실존 인물이 연상될 수 있는 이의식 총재를 연기한 오달수는 "되려 조금 편견 없이,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연기할 수 있었다. 감독님도 그걸 원하셨다. 그런 비극적 역사를 몰랐다면 제가 더 개인적인 감정이 담긴 연기가 자칫하면 나올 수가 있는데, 감독님과 그런 것들은 관객의 몫으로 돌리자는 게 어떤 연기의 주안점을 뒀다면 둔 부분이다"라며 오히려 알고 있었기 때문에 치우치지 않게 연기할 수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 오달수. ⓒ곽혜미 기자

정우는 이환경 감독과 동료 배우들, 스태프들에게 공을 돌리며 "제가 심적으로 힘들어하거나 고민이 넘어서서 너무 힘겨워하는 모습을 볼 때면, 현장에서 모든 걸 다 내려놓고 정말 편안한 마음으로 연기할 수 있게끔 잘 지휘해주셨다. 거기에 대해 참 감사한 생각이다. 배우로선 경험하기 쉽지 않은 그런 감독님과의 협업, 작업의 귀한 경험을 한 거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끝으로 오달수는 "정말 어떻게 하면 빛을 못 볼 뻔한 영화다. 다시 한 번 스태프와 배우 분들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겠다. 부디 '이웃사촌' 많이 사랑해주시길 바란다"고 거듭 감사를 전했다.

'이웃사촌'은 11월 25일 개봉한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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