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혜민스님. 출처|tvN'온앤오프' 방송화면 캡처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무소유 아닌 '풀(full)소유'라는 비판에 휩싸인 혜민스님이 "승려의 본분사를 다하지 못한 저의 잘못"이라며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14일 조선일보는 혜민 스님이 2018년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서울 삼청동 2층 단독주택을 불교단체에 매각했는데, 해당 단체 대표가 혜민스님 본인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국적자인 혜민스님의 미국 이름은 라이언 봉석 주(Ryan Bongsuk Joo), 속명(본명)은 주봉석인데, 집을 사들인 대한불교조계종 고담선원이란 사찰의 대표자 이름이 주란봉석이며, 혜민스님 자신이 주지스님으로 있다는 것. 혜민스님이 여전히 실소유자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 과정에서 혜민스님은 2015년 8억원에 사들인 집을 9억원에 팔아 1억원의 시세차익도 봤다.

혜민스님을 둘러싼 논란은 그에 앞서 제기됐다. 특히 지난 8일 방송된 tvN '온앤오프'가 기폭제가 됐다. 혜민스님은 이 방송에서 문제가 된 서울 삼청동 단독주택에서 살면서 서울 시내 스타트업 사무실로 출근하는, 보통의 스님과는 다른 일상을 공개해 화제와 논란을 동시에 불렀다. 절 생활을 하지 않고 남산타워가 보인다는 전망 좋은 집에서 살면서 회사에 다니고 애플 노트북을 쓰는 그를 두고 '무소유 아닌 풀(full)소유'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혜민스님은 이전에도 건물주 의혹에 시달렸으나 이를 번번이 부인해 왔다. 지난 3월 홍석천이 자신의 SNS에 소상공인을 위한 임대료 낮추기 릴레이 운동 '착한 임대료를 응원합니다'를 올리며 다음 주자로 혜민스님과 가수 박혜경을 지목하자 건물주가 아니라고 해명했고, 이후에도 "나는 건물주가 아니다"라면서 "(현재) 세들어 살고 있다. 저희도 많이 힘들다"고 했다.

한국 선불교를 외국에 알리고 있는 미국인 현각스님은 15일 자신의 SNS에 혜민스님의 영상을 게재하며 "부처의 가르침을 팔아먹는 기생충", "삭업가이자 배우", "도둑놈"이라고 강도높게 비난하기도 했다.

▲ 출처|혜민스님 트위터
한편 혜민스님은 논란이 불거진 15일 밤 자신의 SNS를 통해 고개를 숙이며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며칠 사이의 일들에 마음이 무겁다. 지금까지 출가 수행자로서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세상에 불법을 전하려고 노력해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불편함을 드렸다. 승려의 본분사를 다하지 못한 저의 잘못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로 상처받고 실망하신 모든 분들께 참회한다. 저는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내려놓고, 대중 선원으로 돌아가 부처님 말씀을 다시 공부하고 수행 기도 정진하겠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부족했던 저의 모습을 돌아보고 수행자의 본질인 마음 공부를 다시 깊이 하겠다"고 다짐했다.

혜민스님은 "더는 저의 일들로 지금 이 시간에도 분초를 다투며 산중에서 수행정진하시는 많은 스님들과 기도하시는 불자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대한민국 모두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힘든 시기에 저의 부족함으로 실망을 드려 거듭 참회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47세인 혜민스님은 대전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시절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가 하버드대학교 대학원 종교학 등을 공부했다. 하버드대 재학시절 출가를 결심해 2000년 해인사에서 사미계를, 2008년 직지사에서 비구계를 받고 조계종 승려가 됐다. 2012년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란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유명세를 얻었다. 현재 마음치유학교 교장이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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