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장교와 스파이'. 제공|찬란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문제작 '장교와 스파이'가 한국 개봉을 확정했다.

영화 수입·배급사 찬란은 역사상 최악의 간첩 조작 사건으로 불리는 드레퓌스 사건을 다룬 정치스릴러 '장교와 스파이'가 11월 개봉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히고 포스터를 공개했다.

제76회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

'장교와 스파이'는 1894년 프랑스에서 벌어진 역사상 최악의 간첩 조작극 ‘드레퓌스 사건’이 바탕이다. 명확한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유대인 출신의 알프레드 드레퓌스 대위에게 국가 반역죄 혐의를 씌워 종신형을 선고한 이 사건은 국가가 한 개인을 매장한 사건이자 그의 유·무죄를 가리는 문제가 정치적 쟁점으로까지 확대되면서 프랑스 국론을 분열시킨 희대의 정치 스캔들이다. 공개된 포스터에는 굳은 표정의 두 장교 사이로 사건 당시 프랑스의 대문호 에밀 졸라가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제목이자 영화 원제인 'J’ACCUSE(나는 고발한다)'가 원문 그대로 실렸다.

영화 '장교와 스파이'는 제76회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제45회 세자르영화제 감독상 수상 등을 수상했다. '아티스트'로 제84회 아카데미시상식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장 뒤자르댕과 '작은 아씨들' '몽상가들'의 루이 가렐이 출연했다.

문제는 감독이다. 연출자는 성범죄 혐의로 미국 등에서 수배 중인 로만 폴란스키 감독. 그는 43살 때인 1997년 13세 소녀에게 약물과 술을 먹이고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재판을 받다 프랑스로 도피, 40년 넘게 도주 중이다. 미국 아카데미에서는 제명되는 불명예를 겪었다.

그럼에도 그는 '혐오'(1965), '악마의 씨'(1968), '차이나타운'(1974), '피아니스트'(2002) 명작을 연이어 내놨고 현재까지도 왕성한 작품 활동을 벌이고 있다. '장교와 스파이'가 유수 영화제에서 수상하면서 작품성과 무관하게 반대 여론이 빗벌어진 것은 그의 과거 이력 때문. 프랑스의 아카데미로 불리는 세자르영화상은 올해 초 '장교와 스파이'를 무려 12개 부문에 올리며 격한 논란에 휩싸였다. 반대 시위까지 벌어진 가운데 '장교와 스파이'가 감독상 등 3관왕에 오르자 여배우들이 "부끄러운 줄 알라"며 도중 퇴장하기도 했다.

진실과 거짓의 팽팽한 격론을 불렀던 실제사건을 영화화 한 영화 '장교와 스파이' 역시 뜨거운 논란의 영화가 된 셈. 드디어 한국에서도 공개되는 문제적 영화가 어떤 반응을 얻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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