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울루 벤투 감독이 아끼는 남태희(왼쪽)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부상에서 복귀하기 무섭게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에게 중용되는 남태희(29, 알 사드)다. 이는 이강인(19, 발렌시아CF)의 출전 기회가 줄어듦을 의미한다.

축구대표팀은 17일 오후(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마리아 엔처스도르프 BSFZ 아레나에서 카타르와 평가전을 치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어수선한 상황에서 치렀던 지난 15일 멕시코전 2-3 패배 후 맞는 경기라 승리가 필요했다.

벤투 감독은 4-1-4-1 전형을 앞세워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했다.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지롱댕 보르도) 아래 남태희(알 사드)와 이재성(홀슈타인 킬) 두 공격형 미드필더를 배치했다. 황의조와 함께 좌우 측면에서 파고드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황의찬(잘츠부르크)을 돕겠다는 의도였다.

남태희는 좁은 공간을 파고드는 능력이 뛰어난 공격형 미드필더다. 처진 공격수로도 활용 가능하다. 벤투 감독은 부임과 함께 남태희의 능력을 호평했다. 어떻게든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였다.

2018년 11월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렸던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남태희는 골맛을 보며 벤투 감독을 기쁘게 했다. 하지만, 부상을 당하게 장기 결장하는 불운과 마주했다. 벤투 감독이 어떻게든 빠른 복귀를 기대했던 남태희였다.

지난해 10월 스리랑카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통해 복귀한 남태희는 레바논 원정에서도 선발로 뛰며 벤투 감독의 페르소나(분신)처럼 여겨졌다.

1년 만에 치러진 원정 A매치에서 벤투 감독은 멕시코전 후반 18분에 교체로 기회를 준 뒤 카타르전에서 선발로 내세웠다. 카타르 스타스리그에서 뛰고 같은 팀 소속 선수들이 많은 것도 장점이었다.

남태희는 동료들과 호흡하며 공격 기회 창출에 앞장섰다. 잔패스를 보여주며 카타르 수비 뒷공간을 깨는 데 주력했고 전반 24분 황희찬에게 절묘한 패스를 연결했다. 코너킥이 됐지만, 허를 찌르기에 충분했다.

27분에는 남태희가 수비의 패스를 차단해 황의조의 슈팅으로 연결했다. 골이 되지는 않았지만, 지속해서 남태희가 공격을 창조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창의성을 믿은 것이다.

후반에도 마찬가지, 바로 옆에서 뛰면 이재성과의 호흡도 일품이었다. 10분,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뒤 아크 왼쪽으로 치고 들어가 재치있게 골대 오른쪽 구석을 겨냥해 오른발 땅볼 감아 차기를 했다. 골키퍼가 놀라 펀칭할 정도로 영리했다.

남태희는 30분에서야 이강인과 교체로 물러났다. 이후 2-1로 승리하며 A매치 통산 500승을 같이 봤다. 적어도 벤투 감독 앞에서는 자신의 장점을 분명하게 보인 남태희다. 향후 이강인과 나이를 뛰어넘는 경쟁에서 얼마나 우위를 보여주느냐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됐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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