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인(왼쪽)이 17일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카타르와 평가전에 교체로 출전했다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이강인(19, 발렌시아)은 11월에도 차출됐다. 하지만 멕시코전과 카타르전 각각 20분도 뛰지 못했다. 발렌시아에서 애지중지하는 재능이지만, 파울로 벤투 감독에게 주전급은 아니었다.

이강인은 어린 시절부터 유럽 축구를 익혔다. 발렌시아 유스 팀에서 성장했고, 2019년 1월 B팀에서 1군으로 승격했다. 2019-20시즌 종료 뒤에 출전 시간 부족을 이유로 떠나려고 했지만, 팀에서 비전을 제시했고 잔류했다.

올 시즌 리그 8경기에 출전했다. 프리시즌에 주전으로 기용됐지만, 하비 그라시아 감독과 발렌시아 수뇌부 갈등으로 선발과 교체를 반복했다. 11월에 선발로 출전했는데, A매치 소집 전인 레알 마드리드전에서 81분 동안 활약하면서 유감없이 재능을 발휘했다.

'월드클래스' 세르히오 라모스에게 기죽지 않았고, 과감한 슈팅으로 레알 마드리드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수준급 탈압박으로 발렌시아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단점으로 지적됐던 수비도 성실하게 했다. 당시 스페인 매체들은 근육 경련으로 풀타임을 뛰지 못해 평점 5점을 줬지만 "충분히 성장할 선수"라며 미래를 기대했다.

여전히 어리고, 확실하게 출전 시간을 보장 받지 못했지만, 2019-20시즌보다 전술적인 움직임과 한 층 보완한 경기력을 보였다. 11월 A매치 소집에서 이강인 화력 지원과 손흥민, 황의조 결정력을 기대했던 이유였다.

출전 시간이 짧았다. 멕시코전에서 17분, 카타르전에서 15분을 뛰었다. 멕시코전은 수세에 밀린 상황에서 번뜩이는 왼발 킥을 보여줬지만 카타르전은 아니었다. 황희찬, 이재성이 나가고 남태희 대신에 들어왔다. 4-2-3-1 전술 변형으로 이강인에게 맞춤이라고 볼 수 있지만 1점 리드를 지키고 카타르 공격을 막는 쪽에 치중했다.

전반전 카타르 압박 속에서도 활발했던 황희찬이 빠졌고, 창의성을 불어넣던 이재성이 없었다. 손흥민도 2선 지원과 수비 가담을 하느라 체력이 빠진 상황이었다. 이강인은 수비에 중심을 둬야했고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다.

멕시코전 정확한 왼발 킥처럼, 순간적인 탈압박을 보여줬다. 하지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보여줬던 경기력을 대표팀에서 테스트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시간이었다. 카타르가 후반에도 한국을 몰아치면서 발밑에 좀처럼 볼이 오지 않았다.

선발 남태희는 이재성과 좋은 연계를 보였다. 9년 동안 중동에서 뛴 만큼, 카타르전에 적합한 선수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다만 전반전 카타르의 거센 압박에 좀처럼 활약하지 못 했다. 이날 경기는 다음 라운드 진출이 걸린 아시아 예선이 아니라 평가전이었다. 대표팀 경험은 적지만, 유럽 상위권 레벨에서 탈압박과 방향 전환을 보였던 이강인을 대표팀에서 더 보고 싶었던 팬들에게 아쉬움이 남았을 것이다.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