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손흥민(28, 토트넘 홋스퍼)이 1년 만에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토트넘처럼 폭풍 득점은 없었지만, 한국 대표팀에 큰 영향력을 끼쳤다. 조세 무리뉴 감독과 활용법은 달랐지만, 과거 포르투갈을 지휘했을 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활용과 흡사했다.

벤투 감독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2012와 국제축구연맹(FIFA)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을 지휘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벤투 감독 시절에도 '포르투갈 에이스'는 호날두였다.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벤투 감독 전술은 4-1-4-1과 4-2-3-1 혼용이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를 둔 나머지 미드필더가 볼 배급보다 침투와 쇄도에 시간을 더 할애했다. 호날두는 왼쪽 측면에서 출발하지만 프리롤로 득점과 화력 지원을 했다.
▲ 유로2012에서 벤투 감독과 호날두(왼쪽부터)
호날두 움직임은 왼쪽 풀백에 좌우됐다. 벤투 감독은 양 풀백을 과감하게 전진해 측면 공격수와 호흡을 주문했다. 윙어들은 하프 스페이스로 좁힌 뒤에 침투와 슈팅을 한다. 반대발 윙어들이 직접 해결하기보다 미드필더 침투 뒤에 연계로 득점하는 패턴이다.

'호날두 의존증'이 생긴 이유였다.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역습에 일가견이 있었지만 대표팀에서 할 일이 많았다. 볼을 간수하고, 미드필더 침투 타이밍에 맞춰 찔러줘야했고, 슈팅에 단독 돌파까지 해야 했다. 다만 미드필더에서 주앙 무리뉴, 하울 메이렐레스 등 지원이 있어 완전한 '원맨 팀'은 아니었다.

대표팀에서 손흥민을 보면, 당시 호날두와 흡사하다. 손흥민이 페널티 박스 앞으로 볼을 몰고 간 뒤에, 황의조 혹은 이재성 등 박스 침투 타이밍에 패스를 한다. 공격이 풀리지 않으면 바깥에서도 중거리 슈팅을 하기도 했다. 

왼쪽 풀백과 호흡이 맞지 않으면, 할 일이 더 많아진다. 풀백에서 볼이 끊기면 반대로 스프린트를 걸어 수비 가담을 해야 한다. 볼을 끊은 뒤에 공격 전개까지 해야 한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경질된 뒤에 수준급 풀백이 없었던 2019-20시즌과 비슷한 현상이다. 

공격 지원이 원활하지 않으면, 드리블로 해결해야 했다. 물론 개인 능력은 말할 필요가 없다. 손흥민은 멕시코전에서 어렵게 배후 공간으로 볼이 투입되자 폭발적인 스피드로 1도움을 적립했고, 카타르전에서 2~3명이 붙어도 저돌적인 돌파로 뚫어냈다. 

전술적인 컨셉에서 벤투 감독은 2012년, 2014년 호날두처럼 손흥민을 쓰고 있다. 대표팀에서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집중 견제를 활용해 다른 선수들에게 공간을 창출하고 2경기 연속 도움을 적립했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월드클래스' 골잡이로 발전한 손흥민이라 5경기 침묵은 아쉽다. 벤투 감독도 전술 철학을 고수하면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할지 고민일 것이다. 물론 토트넘처럼 손흥민을 활용하려고 해도 잉글랜드에 손흥민이 없듯이 한국에는 해리 케인이 없다.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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