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팬들이 류지현 감독의 취임을 축하하며 보낸 화환. ⓒ LG 트윈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 임창만 영상기자] "오빠한테 낚여서 27년째 LG팬", "우윳빛깔 우리 감독님 꽃길만 걸으시길"

LG 류지현 감독의 취임식이 열린 19일, 잠실구장 LG 트윈스 사무실 앞에 놓인 화환이 눈길을 끌었다. 재치있는 문구에 류지현 감독도 웃음을 보였다. 

류지현 감독은 '구단 사무실 앞에 팬들이 보낸 화환이 있더라. 팬들의 환영이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는 말에 "이천에서 오전 일정을 마치고 넘어왔는데, 사무실 들어가다 깜짝 놀랐다"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밝은 얼굴로 "(한국 나이로)50살이라 내가 오빠가 맞는지 모르겠는데…지금까지 좋은 기억을 갖고 계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팬들에게 고마워했다. 

나이 아흔을 넘은 'LG 할머니' 신계순 씨도 오랜만에 잠실구장을 방문했다. LG 홍보팀 관계자는 "신계순 할머니는 1990년 LG 창단 후 거의 모든 홈경기에 오신 열성 팬이시다. 1994년 신인 삼총사(류지현 감독, 김재현 해설위원, 서용빈 kt 퓨처스 감독)를 많이 아끼셨다. 요즘은 야구장에 잘 못 오시지만 감독 취임을 기념하며 직접 화환을 들고 오셨다"고 전했다. 

류지현 감독은 "기자회견 들어오기 조금 전 팬들을 만났다. 아흔 되신 할머니 팬이 아드님과 오셨더라. '반갑다, 기다렸다'고 하셨다. 그 이상의 표현이 있을까 싶다. 팬들께 (사랑을)돌려드리는 일만 남았다. 최선을 다해서 많은 즐거움을 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LG 류지현 감독 취임식. ⓒ LG 트윈스
천만 인구의 서울을 연고지로 하면서 1990년대 KBO리그 최고 인기 팀으로 떠오른 LG지만 2002년 한국시리즈 진출을 끝으로 가을 야구와도 거리가 있는 '암흑기'를 보냈다. 2013년 정규시즌 2위에 오르며 기쁨을 누렸다. 그러나 우승에 다가가지 못한 채 포스트시즌의 조연에 머물렀다. LG 팬들은 이 시기를 기다려준 '인내심'의 표본인 동시에, 한편으로는 '극성맞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류지현 감독은 LG 팬들에 대해 "누구보다 열정적이다. 어떤 분들은 열정이 과하다고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선수들이 못 했을 때 팬들의 댓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지나치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면서 "우리 둘째가 4학년이다. 아이를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것도 감독의 일이라고 하시더라. 아직 그 정도가 어느정도인지 모르겠지만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것도 감독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주변에서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신다. 스트레스 덜 받게 하겠다"고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 임창만 영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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