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에 입단한 안영명 ⓒkt위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t는 지난해 11월 가오슝 마무리캠프 당시 한 방출 선수를 불러 테스트했다. 2주가 넘는 테스트 기간 동안 신중하게 영입을 저울질한 끝에 결국 유니폼을 입혔다. 유원상(34)이 그 주인공이었다.

유원상은 경력의 내리막이었다. 2018년 4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46, 2019년에는 1군 15경기 출전에 그치며 평균자책점 5.23을 기록했다. 여기에 적지 않은 나이였다. NC가 방출 대상으로 올린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kt는 유원상의 장점에 주목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확실한 결정구가 있는 투수였다.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kt는 2차 드래프트에서는 역시 베테랑 우완 불펜 자원인 이보근(34)을 영입했다. 이보근 역시 키움의 전력에서는 배제된 채 2차 드래프트 시장에 나왔다. 하지만 kt는 이보근이 정상적인 몸 상태를 갖추고 있다는 점, 그리고 불펜 필승조 보강이 필요하다는 점을 생각해 이보근을 지명했다. 더 젊은 선수들을 지명할 수도 있었지만, kt는 즉시 전력감을 선택했다.

두 선수의 영입은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유원상은 시즌 62경기에서 64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 kt 불펜의 버팀목으로 자리했다. 시즌 초반 구위가 올라오는 속도가 더뎌 애를 태웠던 이보근 또한 49경기에서 46⅔이닝을 소화, 3승1패6세이브9홀드 평균자책점 2.51로 대활약했다. 시즌 초반 붕괴 직전이었던 kt 불펜은 두 선수의 맹활약에 힘입어 마지막까지 버틸 수 있었다.

kt는 또 하나의 베테랑을 영입해 효과를 노린다. kt는 20일 우완 안영명(36)을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숭용 kt 단장은 “프로 통산 18년간 선발 및 중간계투 등 다양한 보직에서 풍부한 경험을 가진 성실한 베테랑 투수다. 내년 시즌 불펜 뎁스를 강화하고, 투수진을 안정화하기 위해 영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유원상 이보근의 영입 사유와 크게 다르지 않다.

2년 연속 불펜 문제에 고생했던 kt다. 2019년에는 불펜 재건 자체에 1년을 보냈다. 마무리 이대은을 중심으로 한 틀이 어느 정도 섰다고 자신했지만, 이 틀이 2020년 초반 무너지면서 또 재건 작업을 벌여야 했다. 2년간 고생한 kt는 내년 불펜도 보수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올해 잘했던 선수들이 내년에도 잘한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내부와 외부 모두에서 전력을 보강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단장의 설명대로 안영명은 1군 통산 536경기에 나간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2019년만 해도 67경기에서 62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3.92를 기록했다. 나름 괜찮은 성적이었다. 올해 부진한 끝에 팀의 세대교체 바람에 밀렸으나 아직 1년 정도는 더 제 몫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당장 필승조로 쓰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의 보험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유원상과 비슷한 포지션이다.

이강철 kt 감독도 짧은 휴식으르 마치고 19일 서둘러 2군 선수들이 있는 익산으로 내려갔다. 이 감독은 “올해 보지 못했던 2군 선수들을 면밀하게 관찰하겠다”고 밝혔다. 마운드에서는 선발보다는 불펜 자원이 키가 될 전망이다. 좋은 불펜투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 kt다. 내부 육성, 외부 영입의 투트랙으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안영명은 그 신호탄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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