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강현. 제공ㅣ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18어게인'은 배우 김강현에게 '별그대'처럼 꼬리표가 달려도 좋을 만큼 매력적인 캐릭터로 다가온 작품이었다. '천송이 매니저' 이상으로 개성 강한 고덕진이라는 인물을 맡으며 다채로운 코스튬과 스타일링으로 김강현의 색다른 매력이 돋보일 수 있었다.

김강현은 JTBC 월화드라마 '18어게인' 촬영을 마친 시점이었던 지난 4일, 서울 신사동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스포티비뉴스와 만나 "역대급으로 분장도 많이 하고 의상도 이렇게 화려하게 입어보는 게 처음이다. 저를 이렇게 고생시킨 드라마가 처음인데, 그만큼 제가 즐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강현은 '18어게인'에서 대영(윤상현)의 고등학교 절친이자 우영(이도현)의 가짜아빠 고덕진 역을 맡았다. 게임개발회사 고고플레이 대표이자 알아주는 '덕후'인 그는 우영의 학교 선생님인 옥혜인(김유리)과의 코믹 러브라인으로 시청자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았다.

'덕후'지만 '재벌'인 그는 화려하고 유쾌하지만 우스꽝스럽지는 않은 스타일링으로 시청자들에게 보는 재미를 더했다.

그는 "사실 덕질은 전혀 안하고 컴퓨터도 전혀 못 한다. 원래는 날 것의 연기를 좋아하지만 이 캐릭터는 연기를 해야겠더라. 톤도 많이 다르게 했고, 독특해보일 것 같은 콘셉트를 잡았다. 머리도 처음 해보는 펌인데 잘 어울린다고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스타일리스트를 안 쓰는 배우로 유명한데 이번엔 필요했다. 처음엔 너무 센 의상들을 받아 옷부터 우스꽝스러워져서 교체했다. 그 다음부터는 화려하고 비싼 의상들을 입었다. 부자 캐릭터에 맞게 어깨도 펴지고 옷에 몸이 맞춰지더라. 오너로서는 어깨가 펴지고, 여자친구를 만나면 작아보였다. 도현이를 만나면 편했고, 김하늘 씨를 만나면 뭔가 속여야하니 움츠러들었다. 그 자세에 의상이 한 몫을 했다. 멋있게 입으면 좀 더 어깨가 펴지더라"라고 웃음을 터트렸다.

▲ 김강현. 제공ㅣ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연극배우 시절부터 올해로 데뷔 20주년이라는 김강현은 '18어게인'의 화두인 '18년 전 리즈시절로 돌아간다면'이라는 질문에 "만약 그 때로 돌아간다면 연기를 안했을 거 같다"고 운을 뗐다.

그는 "스물 셋 즈음부터 서른 다섯살까지 13~14년 동안 연극하면서 보냈는데, 제 인생에서 가장 젊고 아름다웠던 시기다. 그 때 너무나 가난해서 돌아가면 연극을 안 하고 싶다. 다른 일을 배워서 했을 거 같다"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참 안 쉬고 많이 했다. 딱히 연기를 배우지 않아도 오로지 경험치와 작품 수로 해왔다. '이렇게 오래 했는데 왜 나는 놀고있지?'했다. 작품이 들어오기 전까지 고민을 많이 했을 땐 '다른 일을 알아봐야 하나' 이런 생각도 하고 잘 견뎠다는 생각도 든다. 나이 든 선배님들을 보면 존경스럽다. 같이 드라마 한 김미경 선배님을 보며 '저렇게 하는 게 정답이구나' 이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강현은 "저는 배우라는 단어를 30살 때 처음 들어봤다. 늘 연기 못한다는 소릴 들어서 이왕 하는 거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었다. 그런데 서른 살에 연극하다가 어떤 선배가 '야 김강현. 너 배우 됐더라' 이 한마디에 목놓아 울었던 날이 있다. 그 전까지는 '출연만 한다고 다 배우냐. 넌 똥배우야'그랬는데, 배우라는 이야길 서른 살에 듣게 된 거다"라며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었던 지난 시간들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이 때부터 연기를 알게 되면서 해보자 싶었다. 잘 하면서 역할이 커졌고, 한 작품이 끝나면 '다음 작품 뭐하니? 나랑 하자'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지금까지 왔다. 그렇게 버텼다. 십 몇년을 고생했는데 배우라는 소리도 못 들었으니 연기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그 소리를 듣고 싶어서 뚝심으로 견디지 않았나 싶다"고 지금까지의 원동력이 될 수 있었던 기억을 털어놨다.

끝으로 김강현은 "이번 작품을 하며 한 번 제대로 웃기는 역할을 해보고 싶기도 하다. 안 웃기는 대본을 어떻게든 웃겨보려고 만드는 것도 되게 재밌을 거 같다. 저는 그냥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저 친구 나오면 연기를 잘하는 사람이라 어색하진 않구나' 그런 이야기를 듣고 싶다"며 "꾸준히 버텨서 앞으로는 30주년을 바라봐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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