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테픈 커리. 이번 시즌도 최우선 목표는 건강이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코로나19 속에서도 엄청난 돈을 쓰고 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19일(이하 한국 시간) 웃음과 슬픔이 교차하는 하루를 보냈다. 2020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제임스 와이즈먼을 뽑은 건 분명 잘한 일이었다.

와이즈먼은 올해 드래프트 1순위 후보로 언급됐던 빅맨이다. 키 216cm, 윙스펜 226cm, 몸무게 107kg에 운동능력까지 지녔다. 골밑 높이가 아쉬웠던 골든스테이트에게 필요한 조각이기도 하다. 미국 매체 'CBS 스포츠'는 드래프트가 끝나고 NBA 30개 팀의 선택을 평가했는데 골든스테이트의 와이즈먼 지명에 대해선 가장 높은 점수인 'A+'를 매겼다.

하지만 같은 날 주전 슈팅 가드 클레이 톰슨을 잃었다. 톰슨은 19일 훈련 도중 오른쪽 아킬레스건이 파열됐다. 2019년 파이널에서 당한 왼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부상으로 지난 시즌을 날렸던 톰슨은 2시즌 연속 경기에 뛸 수 없게 됐다.

톰슨은 스테픈 커리와 함께 리그에서 가장 믿음직한 3점 슈터다. 커리어 평균이 19.5득점 3점슛 성공률 41.9%다. 수비력 또한 정상급이다. 와이즈먼을 품었지만 대체불가 선수의 시즌 아웃 소식에 골든스테이트는 웃지 못했다.

골든스테이트는 커리-톰슨-앤드류 위긴스-드레이먼드 그린-와이즈먼으로 내심 정상까지 바라봤다. 지난 시즌 리그 꼴찌로 추락했지만 톰슨이 돌아오고 커리, 그린이 건강하다면 상위권 진입은 언제든 가능한 전력이었다.

그러나 시즌 개막 전부터 계획이 꼬였다. 골든스테이트는 지난해 여름 톰슨과 5년 1억 9000만 달러(약 2285억 원)에 달하는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커리의 연봉은 4천만 달러(약 450억 원)가 넘고 그린은 1년에 1850만 달러(약 210억 원)를 받는다. 위긴스 연봉은 2750만 달러(약 310억 원)다. 당장 이번 시즌 골든스테이트가 내야할 사치세만 무려 6600만 달러(약 740억 원)였다.

골든스테이트의 머리가 아파졌다. 사치세를 내는 상황에서 리빌딩 버튼을 누를 순 없었다. 이에 골든스테이트는 과감한 결정을 내린다. 사치세를 2배 이상 더 내고 전력 보강을 한 것이다.

톰슨의 시즌 아웃이 알려지고 하루 지난 20일. 골든스테이트는 오클라호마시티 선더와 트레이드를 통해 켈리 우브레 주니어를 얻었다. 오클라호마시티에게 준 것은 2021년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20순위 이내 보호)이다.

트레이드 자체는 나쁘지 않다. 미래 드래프트 지명권 1장으로 공격력 좋은 포워드를 손에 넣었다. 우브레 주니어는 지난 시즌 피닉스 선즈에서 주전으로 뛰며 평균 18.7득점 6.4리바운드로 활약했다. 공격에서 한층 성장한 경기력으로 미래를 더 기대하게 했다.

문제는 골든스테이트가 물어야 할 사치세다. NBA는 사치세 기준에서 많이 넘어설수록 천문학적인 금액의 사치세를 부과한다.

톰슨이 시즌 아웃됐지만 샐러리캡에는 톰슨의 연봉 3270만 달러(약 365억 원)가 그대로 들어간다. 여기에 우브레 주니어의 1440만 달러(약 160억 원) 연봉까지 더해지며 사치세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은 "우브레 주니어 포함 골든스테이트가 현재 선수단으로 지불해야할 사치세는 1억 3400만 달러(약 1500억 원)다. NBA 역사에 남을 호화 청구서다. 다만 코로나19로 NBA 수익이 줄어 사치세 기준이 내려간다면 이 청구서에 찍힌 가격은 낮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 조 레이콥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구단주. 늘 팀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하는 구단주로 유명하다.
골든스테이트의 목표는 확실하다. 경기에 이기는 것과 더 나아가 파이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 이기기 위해서라면 거액의 투자는 기꺼이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밥 마이어스 골든스테이트 단장은 20일 인터뷰에서 이런 결정을 내리게 해준 조 레이콥 구단주에게 감사 메시지를 전했다.

"우리 팬들은 정말 운이 좋다. 내 상사(레이콥 구단주)는 경기에 이기고 싶어 한다. 구단주는 지금까지 전력 보강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나와 우리 팀이 공격적으로 선수 영입에 나설 수 있게 기회를 준 구단주에게 감사의 말을 하고 싶다. 구단주는 팬들을 위해 팀을 운영하지만 무엇보다 이기고 싶어 한다. 나와 우리 코칭스태프, 선수들을 포함해 조직 전체가 승리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하다. NBA는 어떤 부문에선 사업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가끔은 이해득실을 따져야할 때가 있다. 하지만 내가 골든스테이트에 온 10년 동안 우리의 우선순위는 늘 승리에 관한 것이었다."

다만 냉정히 보면 우브레 주니어가 왔다고 골든스테이트를 우승권 전력으로 놓기는 힘들다. 우승은커녕 플레이오프 진출부터 걱정해야 될 처지다. 다른 서부 콘퍼런스 팀들이 강해도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서부는 '디펜딩 챔피언' LA 레이커스와 니콜라 요키치-자말 머레이가 이끄는 덴버 너게츠, 카와이 레너드-폴 조지 원투 펀치의 LA 클리퍼스가 3강으로 꼽힌다. 

루카 돈치치가 있는 댈러스 매버릭스, 크리스 폴 영입으로 강해진 피닉스 선즈, 데미안 릴라드의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 도노반 미첼-루디 고베어가 버티는 유타 재즈도 플레이오프의 한 자리를 차지할 확률이 높다.

지난 시즌 아쉽게 플레이오프에 떨어진 멤피스 그리즐리스나 자이언 윌리엄스의 활약이 기대되는 뉴올리언스 펠리컨스도 만만히 볼 수 없다. 칼-앤서니 타운스에 디안젤로 러셀, 올해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앤서니 에드워즈까지 새로운 빅3를 형성한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는 다크호스다. 전통의 강호 샌안토니오 스퍼스도 있다.

골든스테이트는 이 팀들을 비집고 플레이오프에 나가야한다. 변수는 부상이다. 커리, 그린 모두 크고 작은 부상이 많은 선수들이다. 지난 시즌에도 결장 수가 잦았다.

새로 합류한 우브레 주니어도 부상 이력이 화려하다. 지난해 손가락 부상으로 시즌 아웃, 올해는 무릎 반월판 연골 손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골든스테이트로선 성적보다 이들의 건강 먼저 걱정해야 한다. 올 시즌에도 주전들이 부상을 피하지 못한다면 또 다시 하위권으로 전락할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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