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정수빈이 번트 안타로 NC 다이노스를 흔들었다. ⓒ 고척,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큰 경기에서는 번트나 평소 하지 않았던 것들을 하면서 실수를 유발해야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

'가을 영웅' 정수빈(30, 두산 베어스)은 예고한 대로 대범했다. NC 다이노스는 투수도 1루수도 처리하기 까다로운 코스로 빠지는 정수빈의 번트 안타에 당했다. 이 번트 안타는 두산이 3차전에서 뒤집기 승리를 거두는 발판이 됐다. 

정수빈은 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NC와 3차전에 2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7-6 역전승에 기여했다. 

두 팀 선발투수가 모두 조기 강판되는 난타전이었다. NC가 달아나면 두산이 뒤집고, NC가 다시 뒤집으면 두산이 따라잡는 흐름이 계속됐다. 2-3으로 뒤진 3회말 정수빈이 선두타자로 우중월 3루타를 때리면서 5-3으로 달아나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자 NC가 4회초 똑같이 3점을 뽑으면서 5-6으로 뒤집혔다.

따라붙는 한 점이 필요한 시점에서 다시 정수빈이 나섰다. 5회말 선두타자로 나섰고, 마운드에는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치르는 김영규가 있었다. 정수빈은 볼카운트 1-1에서 투수 오른쪽으로 번트를 댔고, 김영규는 타구를 잡긴 했지만 1루에 던지지 못했다. 김영규가 잡을 때 이미 정수빈은 1루에 거의 도달해 있기도 했다. 

정수빈은 무사 1루 최주환 타석 때 또 한번 김영규를 흔들었다. 김영규는 정수빈을 1루에 묶어놓기 위해 견제를 하려다 악송구를 저질렀다. 최주환은 좌익수 뜬공, 김재환이 1루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2사 3루가 됐다. 다음 타자 페르난데스를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는 듯했는데, 이때 유격수 노진혁의 포구 실책이 겹쳐 결국 정수빈이 득점했다. 6-6 동점. 김영규는 정수빈에게 호되게 당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정수빈은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났을 때 플레이오프 타격 결과는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그는 "NC는 이제 첫 경기를 하는 것이고, 우리는 몇 경기를 했다. 실수를 유발하고 긴장하게 하면 유리하게 경기를 끌고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정수빈은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는 14타수 2안타(0.143)에 그치며 잠잠했다.

예고한 대로 정수빈은 가장 즐기고 좋아하는 가을 무대에서 상대를 무너뜨리는 플레이를 펼치며 팀에 귀중한 1승을 안겼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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