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욱 NC 다이노스 감독이 심판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고유라 기자] 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2020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3차전.

이날 두산의 8회말 공격이 진행되던 저녁 10시 19분부터 10시 32분까지 13분 동안 경기가 멈췄다. 그 사이 그라운드에서는 선수들의 공놀이 대신 이동욱 NC 감독과 심판진들간의 토론이 벌어졌다. 한국시리즈가 10분 넘게 멈춘 사건은 왜 벌어났을까.

당시 상황은 이랬다. 정수빈이 1사 3루 상황에서 번트를 시도했는데 공이 정수빈 앞에서 떨어지면서 뒤로 흘렀다. 주심은 정수빈의 공이 배트에 닿은 뒤 빠졌다고 판단해 파울을 선언했다. 정수빈은 몸에 맞았다고 주장했고 두산은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19분부터 21분까지 2분간 비디오판독이 시행된 끝에 몸에 맞는 볼로 판정이 번복됐다. 그러자 NC 더그아웃에서 이 감독과 강인권 수석코치가 뛰어나왔다. 이 감독은 "파울로 볼 만큼 공이 지나갈 때까지 배트를 빼지 못했으면 스윙이 아니냐"고 어필했다. 정수빈이 스윙을 한 뒤 공이 발등에 맞아 볼데드가 된 상황이라는 것. 그렇다면 NC는 정수빈이 출루를 하는 것도, 3루주자 박세혁이 득점을 하는 것도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스윙 여부가 비디오판독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심판진은 4심 합의로 이를 번복할지 논의하기 위해 모였으나, 당시 공이 뒤로 크게 튄 데다 주심이 일찌감치 파울을 선언해 심판 중 누구도 스윙이 맞았다는 확신을 내리기 어려웠다. 결국 심판들은 이 감독에게 "스윙 여부를 번복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 감독이 다시 항의하고 심판이 또 다시 설명하면서 시간이 길어졌다. 다시 경기를 재개한 시간은 10시 33분. 비디오판독부터 시작해 자그마치 13분이나 경기가 중단될 수밖에 없던 이유다. KBO 관계자는 "한국시리즈가 중요한 경기다보니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논의하고 감독에게 자세히 설명하기 위해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경기 후 "정수빈이 번트를 시도했을 때 주심은 파울을, 선수는 몸에 맞는 공을 주장했다. 스윙이 나왔으니까 파울 판정이 나온 것 아닌가. 스윙을 주장했는데 4심 합의에서 뒤집을 수 없다고 말하더라. 뒤집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원종현이 잘 막아줬지만 아쉬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비디오판독 당시에 스윙 여부를 잡아냈더라면 몸에 맞는 볼로 번복되는 일이 없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짙게 드러냈다. 스윙을 하다 멈추는 것은 찰나의 순간이라 심판들이 보기 어려울 수 있지만, 스윙 여부가 비디오판독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NC 불만의 근본적인 원인이었다. 결국 NC는 비디오판독의 허점 때문에 헛심만 쓰고 경기 흐름도 가져오지 못했다. NC는 두산에 6-7로 패해 시리즈 1승 후 2연패에 빠졌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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