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이영하 ⓒ 고척,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있습니다(웃음)."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에게 2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NC 다이노스와 4차전에 앞서 마운드 운용 계획을 물으니 돌아온 답이다. 김민규를 이날 선발투수로 기용하면서 롱릴리프 임무를 누구에게 맡길지 묻자 "다 있다"고 짧게 답하며 웃어 넘겼다. 

이번 포스트시즌 내내 김민규가 보여준 실력은 믿어 의심치 않았다. 김민규는 3경기에 등판해 1승, 1홀드, 1세이브, 6⅓이닝, 무실점으로 맹활약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판단한 유희관 대신 김민규를 4차전 선발로 선택한 배경이다. 다만 2차전에 마무리 투수로 나서고 이틀 휴식 후 등판이라 긴 이닝을 버틸 수 있을지 확신은 없었다. 

김 감독은 "기존 선발투수들 만큼 길게 가진 못할 것이다. 80개 이상은 무리일 것 같다. 80구를 기준으로 생각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민규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5⅓이닝 71구 4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6회초 1사 후 이명기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자 두산 벤치가 움직였다. 김 감독이 예고한 비밀병기는 이영하였다. 이영하는 시즌 중반 이후 마무리 투수로 전향하긴 했지만, 지난해는 17승을 올린 선발투수였다. 이영하가 긴 이닝을 끌어주면 이래저래 도움이 된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비밀병기는 기대 이하였다. 1사 1루에서 첫 타자 나성범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웠지만, 2사 2루에서 양의지에게 우익수 쪽 깊숙이 떨어지는 적시타를 허용했다. 이때 우익수 조수행의 홈송구 실책이 나와 양의지가 2루를 밟긴 했지만, 2루주자 김성욱이 홈까지 들어오긴 충분한 타구였다. 흔들린 이영하는 다음 강진성 타석 때 폭투로 양의지를 3루까지 보냈고,  강진성에게 좌전 적시타를 얻어맞아 0-2가 됐다. 이영하는 ⅓이닝 2피안타 1실점(비자책점)을 기록하고 함덕주와 교체됐다. 

이영하 카드를 내고 실점한 뒤 두산의 흐름은 완전히 꼬였다. 이영하가 내려간 뒤 함덕주(⅓이닝)에 이어 김강률(⅔이닝)을 마운드에 올렸는데, 9구를 던지고 오른쪽 허벅지 안쪽 경련으로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됐다. 이후 윤명준(⅓이닝)-박치국(1이닝)-이승진(⅔이닝 1실점)-이현승(⅓이닝)을 올려 끝까지 경기를 잡을 기회를 노렸지만, 타선이 끝내 터지지 않아 0-3으로 패했다. 두산과 NC는 시리즈 2승2패 균형을 맞췄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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