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양의지. ⓒ 고척,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신원철 기자] 프로 입단 2년째인 스무 살 투수는 뜨거운 열정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충분한 휴식에 구위가 살아있다는 점이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첫 타자를 3구 삼진으로 잡더니, 다음 타자에게도 초구와 2구를 스트라이크 존에 넣었다. 

이런 송명기의 열정을 '곰탈여' 양의지는 냉정하게 지켜봤다. 공에 힘이 있다는 것은 확인했지만 마냥 힘에 의존하지 않았다. 송명기의 열정과 양의지의 냉정, 그 균형이 5이닝 무실점과 팀의 승리로 이어졌다. 

NC 다이노스는 2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3-0으로 이겨 시리즈 전적 2승 2패 균형을 맞췄다. NC는 1차전 승리에도 웃지 못했다. 2, 3차전을 모두 1점 차로 내줬고 이 과정에서 수비 실책이 나오는 등 'NC다운' 경기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4차전에서는 선발 송명기의 5이닝 무실점 호투와 양의지 강진성 지석훈의 적시타, 그리고 드류 루친스키의 2⅔이닝 무실점 세이브로 깔끔한 승리를 거뒀다. 

송명기는 2000년대생 투수로는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승리투수가 됐다. 5회 허경민까지 19타석을 안타 2개와 볼넷 2개만 내주고 막았다. 직구 최고 구속 148km가 나올 만큼 공에는 힘이 있었다. 한국시리즈 3차전까지 삼진이 하나도 없던 허경민을 첫 타석에서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결정구는 146km 직구였다. 

정수빈을 상대로도 직구 2개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했다. 투구를 시작한 뒤 5구 연속 스트라이크. 여기서 양의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경기 후 인터뷰에서 양의지는 "(좋은)느낌보다도, 어린 투수라 언제 흔들릴지 모르고 언제라도 위기가 올 수 있기 때문에 한 이닝씩 끊어서 생각했다"고 말했다. 

▲ NC 송명기. ⓒ 곽혜미 기자
송명기 스스로도 평정심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4회 1사 후 김재환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심호흡을 하며 자신의 리듬을 찾으려 했다. 김재환이 타이밍을 빼앗기지 않으려 타임을 요청하자 마운드에서 내려와 호흡을 조절했다. 송명기는 이 상황에 대해 "타이밍 빼앗기지 않으려고 심호흡했다"고 설명했다. 

코칭스태프의 판단 역시 냉정했다. 5회까지 82구를 던진 송명기는 내심 6회도 기대했다. 더 던져보겠다는 의사를 넌지시 드러냈다. 그러나 벤치에서는 "다음 경기 준비하자"는 말로 송명기를 다독였다. 그리고 김진성에게 1⅓이닝, 루친스키에게 2⅔이닝을 맡기는 강수를 두면서 중요한 경기를 잡았다. 

스포티비뉴스=고척,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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