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4번타자 김재환이 긴 침묵에 빠졌다. ⓒ 고척,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쳐야 이기죠."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두산은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NC 다이노스와 5차전에서 0-5로 완패했다. 두산은 3차전까지 시리즈 2승1패로 앞서다 4차전 0-3 패배에 이어 5차전까지 2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치며 NC에 주도권을 내줬다. 3차전은 김재호가 친 3안타가 팀 안타의 전부였고, 이날은 장단 6안타가 산발적으로 나왔다. 시리즈 성적 2승3패. 24일 6차전마저 내주면 두산은 준우승에 그친다. 

플레이오프 후반부터 김 감독은 타선 고민을 안고 있었다. 오재일, 박건우, 정수빈, 허경민 등 주축 타자들의 타격감이 좋지 않다고 봤기 때문. 허경민과 정수빈은 그나마 출루에 무게를 두고 움직였지만, 좀처럼 오재일과 박건우의 방망이가 정규시즌 때 컨디션만큼 올라오지 않았다.

한국시리즈 들어서는 4번타자 김재환이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4차전까지 16타수 1안타(타율 0.063) 1볼넷 6삼진에 그쳤다. NC가 적극적으로 시프트를 걸어 김재환을 괴롭히기도 했지만, 강하게 시프트를 뚫고 나가거나 담장을 넘길 타구가 나오지 않았다. 플레이오프 때 김재환이 16타수 6아나(1홈런) 5타점 맹타를 휘둘렀던 것을 고려하면 더더욱 눈에 띄는 하향세였다. 

기회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NC보다 먼저 득점할 수 있었다. 0-0으로 맞선 1회초 선두타자 허경민이 볼넷으로 출루했는데, 다음 타자 정수빈이 유격수 병살타로 흐름을 끊었다. 2회초 1사 후에는 김재호가 볼넷, 최주환이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2루타를 때려 1사 2, 3루 기회를 잡았다. 그런데 박세혁이 유격수 뜬공, 오재일이 2루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이 기회가 무산됐다. 

3회초도 마찬가지였다. 2사 후 정수빈의 우전안타와 페르난데스의 2루수 앞 내야안타로 2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김재환이 1루수 땅볼에 그치면서 또 한번 잔루만 남겼다. 

달아나지 못하자 NC 타선이 터졌다. 5회말 알테어의 1타점 적시타, 6회말 양의지의 투런포, 7회말 모창민과 나성범의 1타점 적시타로 0-5까지 벌어졌다. 

두산은 8회초 선두타자 박건우가 좌월 3루타를 치면서 사실상 마지막 출격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허경민이 우익수 뜬공, 정수빈이 헛스윙 삼진, 페르난데스가 우익수 뜬공에 그치며 끝내 한 점도 뽑지 못했다. 

2경기 연속 무득점. 변화를 줄 엄청난 대체 카드가 없는 상황에서 김 감독은 타순을 바꾸는 것만으로 흐름을 바꿀 수 있을까. 24일 6차전에서도 공격에서 달라지는 게 없다면 두산의 시즌은 그대로 끝난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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