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크리스 플렉센 ⓒ 고척,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올가을 괴물같은 활약을 펼치던 두산 베어스 크리스 플렉센(26)마저 무너졌다. 

플렉센은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5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08구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3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두산은 0-5로 패했고, 시리즈 성적은 2승3패로 뒤집혔다. 2승1패로 앞설 때 품은 2년 연속 우승을 향한 희망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5차전 선발투수로 라울 알칸타라가 아닌 플렉센을 선택했다. 순리대로면 5일 휴식을 취한 알칸타라가 나서는 게 맞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4일밖에 쉬지 못한 플렉센을 먼저 내보내기로 했다. 

포스트시즌 내내 알칸타라의 컨디션이 말썽이다. 알칸타라는 10월에만 6경기에 나서면서 정규시즌 막바지 치열한 순위 싸움에 힘을 보탰는데, 이게 결국 탈이 났다. 설상가상으로 준플레이오프 2차전 등판을 앞두고는 목에 담 증세까지 나타났다. 

김 감독은 "알칸타라가 하루라도 더 쉬어야 하는 상황이라 플렉센이 먼저 들어간다. 알칸타라 몸 상태가 피로도가 많이 축적돼 있어서 회복 상태가 좋지 않다. 플렉센은 몸 상태가 문제 없고, 알칸타라를 하루라도 더 뒤로 미루는 게 좋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플렉센은 3회까지 이닝마다 삼자범퇴를 기록하며 좋은 페이스를 이어 갔다. 그러다 약 50구를 넘긴 시점부터 NC 타자들의 방망이에 공이 맞아 나갔다. 0-0으로 맞선 4회말 2사 후 나성범과 양의지에게 연달아 좌전 안타를 맞았다. 강진성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힘이 조금씩 떨어지는 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5회말 선두타자 노진혁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다음 타자 박석민의 3루수 땅볼로 1사 2루가 됐고, 애런 알테어에게 중전 적시타를 얻어맞아 0-1 선취점을 뺏겼다. 6회말에는 1사 후 나성범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하고 양의지에게 중월 투런포를 얻어맞아 0-3까지 벌어졌다. 플렉센이 올가을 5경기만에 허용한 첫 피홈런이었다.  

플렉센이 6이닝을 책임지고 내려간 뒤 선택한 불펜 카드도 통하지 않았다. 최원준(⅓이닝 1실점)-홍건희(⅓이닝 1실점)가 차례로 무너지자 이현승(0이닝)-윤명준(1⅓이닝)이 나와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결국 두산은 알칸타라의 컨디션을 고려하다 플렉센마저 최상의 컨디션일 때 기용하지 못했다. 단기전에서 하루 휴식 차이는 크게 작용한다. 준플레이오프부터 쉼 없이 달려온 두산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문제는 알칸타라가 24일 6차전에 최상의 컨디션으로 나올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 알칸타라는 지난 3경기에서 17이닝 11실점에 그쳤다. 코너에 몰린 두산은 7차전까지 시리즈를 끌고 갈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