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한국시리즈 5차전 패배 후 더그아웃을 떠나는 두산 선수단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고유라 기자] 두산 베어스가 역사의 두 갈래 길에서 어떤 쪽을 택할까.

두산은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에서 NC 다이노스에 0-5로 완패했다. 두산은 시리즈 전적 2승3패에 몰리면서 남은 2경기 중 1경기를 패하면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할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최근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만큼 탄탄하고 강한 전력을 가진 두산이지만 5차전은 타선이 무기력했다. 장단 6안타가 산발적으로 나오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특히 8회 선두타자 박건우가 좌월 3루타를 때려 잘던지던 NC 선발 구창모를 내렸지만 이후 세 타자가 모두 짧은 뜬공, 삼진 범타에 그쳐 박건우를 3루에 세워둔 채 이닝을 마쳤다.

두산은 4차전에서도 득점하지 못하고 0-3으로 패했다. 한국시리즈에서 한 팀이 2경기 연속 무득점 패배를 기록한 것은 역대 2번째인데 첫 번째도 두산이었다. 두산은 2007년 SK와 한국시리즈에서도 똑같이 4,5차전에서 2경기 연속 0-4로 졌다. 

4차전에서는 당시 SK 신인 김광현 호투에 묶였고 5차전에서는 불펜 싸움 끝에 두산 신인 임태훈이 구원패를 안았다. 당시 두산은 결국 6차전에서 SK에 2-5로 패하면서 시리즈를 마무리지었다. 당시 두산과 지금 두산의 닮은 점은 타선 부진이다. 2007년 두산은 6경기에서 11득점에 그쳤다. 올해 두산은 5경기 15득점으로 13년 전보다 낫지만 준플레이오프부터 누적된 피로가 점점 커지는 듯 타격 침체가 점점 눈에 띄게 보인다.

반대로 두산이 희망을 갖고 되새겨야 할 기록도 있다. 역대 한국시리즈 중 양팀이 2승2패를 나눠가진 상황에서 5차전을 패했지만 6,7차전을 모두 이겨 한국시리즈 우승에 성공한 팀은 딱 두 팀인데 1984년 롯데와 1995년 OB(지금 두산)다. 

1995년 OB는 롯데와 2승2패 후 5차전에서 10회 연장전 끝에 6-7로 패했다. 그러나 6차전에서 진필중이 완투승을 거뒀고 7차전에서 김상진의 호투와 마해영의 홈런을 앞세워 4-2로 롯데를 꺾으며 1982년 원년 우승 후 13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결국 두산은 6차전에서 타선이 살아나지 못한다면 2007년의 아쉬움을 다시 곱씹게 될 수 있다. '1995년 어게인'을 외치기 위해서는 당시 6차전 진필중처럼 영웅이 한 명 탄생해야 한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두산이 6차전에서 어떤 배수진을 치고 경기에 나설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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