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의 뚝심의 라인업은 체력 저하라는 뚜렷한 한계에 부딪혔다. 

두산은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NC 다이노스와 6차전에서 2-4로 졌다. 두산은 시리즈 스코어 2승4패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1차전 3-5 패, 2차전 5-4 승, 3차전 7-6 승, 4차전 0-3 패, 5차전 0-5 패를 기록했다.

김 감독은 단기전에서 변화를 선호하지 않는다. 단기전에서는 결국 해줘야 할 선수가 해줘야 시리즈 승기를 잡는다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12경기를 치르는 동안 라인업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준플레이오프 때 시리즈 MVP로 활약한 2루수 오재원이 플레이오프 중반부터 등에 담 증세가 있어 최주환이 선발로 나서기 시작한 게 가장 큰 변화다. 

3루수 허경민-유격수 김재호-1루수 오재일-지명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좌익수 김재환-중견수 정수빈, 포수 박세혁은 단 한 경기도 거르지 않고 선발 출전했다. 우익수 박건우도 한국시리즈 4차전에 하루 벤치에서 쉬었지만, 거의 모든 경기에 개근했다.  

체력 문제가 뚜렷하게 나타난 것은 한국시리즈 4차전부터다. 20일 오후 6시 30분 개시한 3차전에서 4시간 24분 혈투를 치르고 곧바로 21일 낮 2시에 열리는 4차전을 준비해야 했다. 사전 훈련 시간까지 없애며 체력 안배에 힘썼으나 준플레이오프부터 누적된 피로가 확 몰려온 것처럼 방망이가 무거웠다. 결국 두산은 3차전 8회부터 6차전 6회까지 25이닝 연속 무득점을 기록한다. 한국시리즈 연속이닝 무득점 역대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SK가 2003년 6차전 4회부터 2007년 1차전 9회까지 기록한 23이닝이었다. 

4번타자 김재환이 5차전까지 20타수 1안타로 부진하고, 오재일(0.176), 박건우(0.133), 박세혁(0.167) 등이 감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대체 선수를 거의 투입하지 않았다. "이들을 대신할 마땅한 선수가 없다"는 게 김 감독의 설명이다. 4번타자 김재환에게는 "본인이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체력 문제가 제기됐을 때 김 감독은 부정했다. 김 감독은 "(박)세혁이 정도면 몰라도 나머지 야수들은 체력이 떨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충분히 쉬면서 와서 문제가 없다고 본다. 김재환, 오재일이 체력이 떨어질 선수들은 아니지 않나. 감이 안 좋을 때 빨리 떨치는 감각이 떨어진 상태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포스트시즌만 잘라서 보면 13경기를 치르는 동안 충분히 쉬었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뚝심의 라인업은 정규시즌 144경기에서도 거의 유지됐다. 지난달 정규시즌 막바지 치열한 순위 싸움을 시작했을 때부터 계산하면 거의 2개월째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결국 두산은 우승까지 2승을 남겨둔 상황에서 제대로 힘도 써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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