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가 2020년 준우승을 차지했다. ⓒ 고척,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또 한번의 미러클은 없었다. 두산 베어스가 준우승에 머물렀다. 

두산은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NC 다이노스와 6차전에서 2-4로 졌다.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를 내세워 마지막 반격을 노렸으나 침체된 타선이 끝내 살아나지 않았다. 두산은 시리즈 스코어 2승4패에 그쳤다. 1차전 3-5 패, 2차전 5-4 승, 3차전 7-6 승, 4차전 0-3 패, 5차전 0-5 패를 기록했다.

2015년 기적을 다시 쓰자는 마음으로 올가을을 맞이했다. 지금 주축 선수들은 5년 전 3위로 포스트시즌을 시작해 한국시리즈 업셋 우승을 일군 주역들이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14경기에서 11승4패를 기록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김태형 감독은 부임 첫해 커리어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장식한 순간이었다.  

올해 다시 3위로 가을 무대에 오른 뒤 두산 선수들은 5년 전처럼 기적을 써보자며 똘똘 뭉쳤다. 플레이오프까지는 순탄했다. 4위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는 2전 전승으로 깔끔하게 끝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2위 kt 위즈를 만나 3승1패로 시리즈 업셋을 달성하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진기록을 세운 순간이었다. 

한국시리즈 초반까지만 해도 두산의 흐름이었다. 1차전을 내주긴 했지만,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의 연이틀 MVP급 활약 속에 2, 3차전을 내리 잡으며 시리즈 주도권을 잡았다. 2경기만 더 잡으면 2015년 멤버들은 2016년, 2019년에 이어 4번째 우승을 함께할 수 있었다. 

2015년 한국시리즈 MVP 정수빈은 "5년 전이랑 비슷한 분위기에 비슷한 느낌이 든다. 선수들도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고, 나도 마찬가지다. 2015년 좋은 기억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4차전과 5차전 모두 무득점에 그치며 차갑게 얼어붙은 방망이는 끝내 살아나지 않았다. 6차전 상대 선발투수 드류 루친스키에게 5이닝 동안 장단 6안타와 4사구 2개를 뺏어 출루했으나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2회초 1사 만루, 4회초 무사 2, 3루 기회를 놓친 게 가장 뼈아팠다. 0-4로 벌어진 뒤 7회에 뒤늦게 2점을 따라붙었으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김 감독은 5차전이 끝난 뒤 타선 침묵과 관련해 "나이들이 들어서 그런가. 하고자 하는 마음은 있는데 몸이 안 따라주는 것 같다"고 답하며 씁쓸하게 웃었다. 

찬란한 6년 황금기를 보낸 주축 선수들은 이제 내년에도 함께할지 장담할 수 없다. 김재호, 오재일, 최주환, 허경민, 정수빈, 유희관 등이 FA 자격을 얻는다. 최근 두산이 스토브리그에 보여준 행보를 고려하면, 다음 시즌 라인업 절반 이상이 바뀌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 멤버가 마지막일지도 모르지 좋은 추억을 쌓고 싶다"던 선수들은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 결과와 마주하게 됐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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