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한국시리즈 우승 후 눈물을 흘리는 NC 포수 양의지(왼쪽). ⓒ고척,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고유라 기자] "하기 싫은 사람처럼 나와서 홈런을 쳤다".

김인식 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이번 한국시리즈 특별 해설 중 NC 다이노스 포수 양의지에 대해 "처음에는 크게 오해할 수 있다. 대표팀에 왔을 때도 처음에 보면 꼭 하기 싫은 사람 같았다. 그런데 하기 싫은 사람처럼 나와서 홈런을 쳤다"고 말했다.

평소 양의지의 트레이드 마크는 '뚱하다'고 생각할 만큼 크게 변하지 않는 '포커 페이스'다. 홈런을 쳐도, 공에 몸을 맞아도 살짝 표정만 변할 뿐 크게 반응하지 않는 것이 그의 특징이다. 그런 양의지가 크게 웃고 크게 울었다. 그만큼 양의지에게 특별했던 2020 한국시리즈였다.

양의지는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에서 4-2로 앞선 9회초 2사 후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최주환의 삼진으로 잡아내며 마무리 투수 원종현과 끌어안았다. NC는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두산 베어스를 꺾고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양의지는 선수들과 부둥켜 안다가 눈물을 흘렸다. 쉽게 보기 힘든 '진풍경'이었다. 양의지는 전날(23일) 5차전에서도 6회 달아나는 투런포를 친 뒤 보기 드물게 활짝 웃으며 그라운드를 돌고 크게 세리머니를 해 경기 후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잘 던지던 플렉센을 상대로 홈런을 쳤다는 것이 기뻐서 표현하고 싶어 흥분했던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 양의지가 5차전 홈런 후 기뻐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우승 후 기자회견에서는 눈물의 의미에 대해 "지난 시간들이 많이 생각이 났다. 전부터 힘들었던 게 생각나서 감정이 폭발했다. 한국시리즈인데 '양의지 시리즈'라고 해서 엄청난 압박이 있었다. 또 전 팀이랑 붙는다는 게 이적하면서 (그냥) 이야기했던 것인데 우연히 그렇게 돼서 부담감이 심했다"며 진심을 털어놨다.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옛 스승이자 적장인 김태형 두산 감독의 농담 섞인 압박을 받고도 옅은 웃음으로 넘긴 그였지만 속으로는 많은 책임감과 부담감이 쌓였을 터. 양의지는 부담감을 훌훌 털고 KBO 역대 최초 다른 소속팀에서 2차례 한국시리즈 MVP가 되는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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