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은 장원삼은 25일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마지막까지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고봉준 기자
-‘통산 121승’ 좌완 현역 최다승 장원삼
-삼성, LG 이어 롯데로부터 방출 통보
-“아직 아픈 곳 없어…마지막 도전한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무덤덤합니다.”

방출 소식이 알려진 날, 전화로 만난 장원삼(37)의 목소리는 의외로 담담했다. 물론 체념이나 단념은 아니었다.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면서도 마지막 도전을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롯데 자이언츠는 25일 선수단을 개편하면서 장원삼과 고효준, 김현, 김동한, 허일, 한지운을 웨이버 공시했다. 눈을 사로잡는 이는 역시 장원삼. 지난해 LG 트윈스에서 방출된 장원삼은 입단 테스트를 통해 어렵게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장원삼의 뜻대로만 흘러가지 않았다. 불펜은 물론 대체 선발투수로도 뛰며 사력을 다했지만, 13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7.68이라는 초라한 성적만을 남겼다.

방출 통보 직후 연락이 닿은 장원삼은 “며칠 전 성민규 단장님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 방출은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구단이 원하는 방향이 있는 만큼 나로선 달리 방법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장원삼으로선 세월이 야속할 뿐이다. 2002년 현대 유니콘스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뒤 통산 367경기에서 121승 98패를 거둔 장원삼은 KBO리그 통산 승수에서 18위로 올라있다. 현역으로 범위를 좁히면 4위. 특히 2010년대에는 선발투수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삼성 왕조를 지탱했던 장원삼은 그러나 2018년 말 삼성으로부터 첫 방출 통보를 접했다. 그리고 지난해 말에도 LG로부터 같은 이야기를 들었고, 올겨울 다시 방출 신세가 됐다.

3년 연속 방출 통보를 접한 장원삼은 “무덤덤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아픈 곳이 없다.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당장 갈 곳은 없지만, 마지막까지 연락을 기다리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 삼성 시절의 장원삼(오른쪽 2번째). ⓒ한희재 기자
장원삼으로선 짧지만 좋은 추억이 남은 2020년이었다. 어린 시절 창원에서 자라면서 동경했던 롯데 유니폼을 입을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장원삼은 “무엇보다 송승준, 이대호 선배와 함께 뛸 수 있어서 좋았다. 국가대표에서 한솥밥을 먹기는 했지만, 이렇게 같이 뛴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짧지만 행복했다”고 웃었다.

아직 현역의 꿈을 놓지 않은 장원삼은 당분간 대구에서 지내며 몸을 만들 계획이다.

끝으로 장원삼은 “2년 전과 지난해처럼 연이 닿는 곳에서 조금 더 현역으로 뛰고 싶다. 물론 코로나19 사태로 사정이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도전하고픈 마음이다. 나중 일은 그 다음 생각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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