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니 판 더 베이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전으로 자리 잡을까?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무려 4천4백만 유로(620억 원)의 몸값에 아약스(네덜란드)를 떠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온 미드필더 도니 판 더 베이크의 시즌 출발은 상당히 나빴다. 출전 시간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해 "이런 식이면 맨유에 온 의미가 없다"라며 불만을 표현할 정도였다.

판 더 베이크를 두고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은 "경쟁해서 뛰어야 한다"며 전형적인 화법을 구사했다. 그도 그럴 것이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서고 뒤에 스콧 맥토미니와 프레드, 폴 포그바, 네마냐 마티치 등 스타일 다른 미드필더들이 상대팀 전술에 따라 배치되기 때문에 다양한 위치에서 소화 가능한 판 더 베이크 입장에서는 분통을 터뜨리기에 충분했다.

판 더 베이크는 영입 당시만 하더라도 포그바와 호흡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페르난데스가 워낙 자기 역할을 해주면서 자기 기량을 뽐내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선발 기회를 한 번도 얻지 못했다. 6경기 모두 교체 출전이었다. 심지어 브라이튼 호브 알비언전은 종료 직전 교체로 나섰다. 3-2 승리를 지키기 위한 시간 끌기용이었다.

반대로 카라바오컵(리그컵) 두 경기는 모두 선발이었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세 경기 중 가장 비중이 컸던 파리 생제르맹(PSG, 프랑스)전도 2분 출전에 불과했다. 

누가 봐도 판 더 베이크를 홀대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솔샤르 감독은 "판 더 베이크는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충분히 팀에 적응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묘한 반응을 보였다.

흥미롭게도 25일 열린 이스탄불 바샥셰히르와 UCL 4차전에서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카라바오컵 브라이튼전 이후 두 번째 풀타임이었다.

경기는 생각보다 쉽게 풀렸다. 지난 4일 맞대결에서 1-2로 패해 좀 더 강하게 상대할 필요가 있었다. 솔샤르 감독은 판 더 베이크 옆에 전투적인 마티치 대신 기동력 좋은 프레드를 넣으며 필승을 다짐했고 전반 7분과 19분 페르난데스의 두 골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으며 4-1 승리를 확인했다.

판 더 베이크는 미러 등 주요 매체를 통해 "전반은 정말 좋았다. 처음 30분 동안은 정말 좋은 축구를 했고 괜찮은 골도 넣었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후반에 대해서는 "볼을 많이 잃고 상대에 기회를 내줬지만, 다시 경기를 제어했다"라고 분석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공격진영 깊숙이 전진해 상대를 흔들기도 했다. 이미 아약스에서 비슷한 경기를 해봤던 판 더 베이크다. 그는 "어색하지 않았다. 아약스에서도 유사한 역할을 해봤다"라고 전했다.

이제 관건은 리그에서 얼마나 좋은 역할을 해내느냐다. 사우스햄턴,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와 싸워야 하고 그사이에 PSG, 라이프치히(독일)전이 기다리고 있다. 이스탄불전으로 솔샤르 감독에게 자신의 쓰임새를 스스로 알린 판 더 베이크가 경쟁력을 증명하느냐에 관심이 집중된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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