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더우먼1984'(왼쪽)와 '소울'. 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12월 극장가에 할리우드 대작들이 연이어 뛰어들었다. 히어로물 '원더우먼1984', 애니메이션 '소울'이 크리스마스 시즌을 선점한 가운데 한국영화들의 고심이 더 커졌다.

25일 워너브러더스코리아가 2017년 세계적으로 흥행한 '원더우먼 1984'를 오는 12월 23일 개봉한다고 알린 데 이어 월트디즈티컴퍼니코리아는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소울'을 12월 25일 개봉한다고 발표했다.

2017년 DC의 부활을 알린 여성 히어로 솔로무비 '원더우먼'의 뒤를 잇는 '원더우먼 1984', '몬스터 주식회사' '업' '인사이드 아웃'의 피트 닥터 감독이 공동연출에 나선 '소울'은 영화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2020년의 기대작. 미국 코로나19 대유행과 함께 침체 속에 추수감사절을 맞이한 북미에선 둘 모두 OTT-극장 동시개봉 혹은 OTT 단독개봉으로 관객과 만난다. '원더우먼 1984'가 공개되는 HBO맥스, '소울'이 공개되는 디즈니플러스 모두 한국 서비스가 시작되지 않았기에 두 작품 모두 한국에서 극장 개봉할 것이라는 건 모두가 예측했던 바. 그러나 이들이 북미 공개 시기에 맞춰 한국에서도 크리스마스 시즌 전격 개봉을 확정하면서 갑자기 안갯속 12월 극장가가 더 뜨거워졌다.

글로벌 메이저배급사의 결정에 발맞춰 개봉일을 확정한 두 작품과 달리 12월 개봉을 준비하던 한국영화가 고민이 많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며 시작된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하면서 이를 예의주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하루 600명 가까운 확진자가 발생하자 비상시국이 됐다. 

▲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서복' '인생은 아름다워' '조제' '새해전야'. 제공|CJ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여느 때라면 이미 12월 영화 개봉일이 속속 결정됐을 11월말이지만, 12월초 개봉하는 저예산영화, 독립영화들 외에 굵직한 작품들이 자리를 잡지 못했다.

이 가운데 12월 10일 개봉을 못박은 워너브러더스코리아의 '조제'가 돋보인다. 당초 '원더우먼 1984'의 글로벌 개봉일을 12월17일로 맞추겠다던 워너브러더스 발표와 달리 한국에선 '조제'와 2주 간격을 벌려 자리를 잡았다. '조제'는 예정대로 오는 12월2일 언론배급시사회를 실시하고 10일 정식으로 개봉할 예정이다.

그러나 묵직한 영화들이 아직이다. 공유 박보검이 함께한 CJ엔터테인먼트의 연말 기대작 '서복', 류승룡 염정아가 함께한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주크박스 뮤지컬 '인생은 아름다워'는 여전히 상황을 보는 중. 연말 개봉을 저울질하던 CJ의 '영웅'은 이미 내년으로 자리를 옮겼다. '서복'의 12월초 개봉 계획은 이미 없던 일이 됐다.

여기에 마지막으로 12월 극장가 대전에 합류한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의 '새해전야'가 있다. 김강우 유인나 유연석 이연희 이동휘 천두링 염혜란 최수영 유태오 등 멀티캐스팅이 돋보이는 '새해전야'는 제목다운 연말 시즌 무비다. 콘셉트가 콘셉트인 만큼 12월 개봉만을 고지한 채 개봉일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영화들은 앞을 내다보기 힘든 코로나19 상황에 더해 크리스마스에 할리우드 대작들이 날을 잡으면서 셈이 더 복잡해졌다. 이전 계획에 따른다면 12월 중순 '인생은 아름다워'를 시작으로 '서복', '새해전야'가 한 주 차로 개봉하겠지만 상황이 더 심각해지면 연내 개봉을 장담할 수 없다. 무엇보다 얼어붙은 극장 분위기가 관건이다. 지난 24일 극장을 찾은 전체 관객은 4만3000여 명에 불과했다. 잠시 반짝했던 추석시즌 이후 일일 관객으로는 최저 수준이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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