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6년 미국월드컵에서 디에고 마라도나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디에고 마라도나의 데뷔는 전 세계로 충격에 빠뜨렸다.

16살 생일을 열흘 앞둔 1976년 10월 20일 16번 등번호를 달고 탈레레스 데 코르도바와 경기에 출전한 마라도나는 데뷔한 지 몇 분 만에 후안 도밍고 카브레라의 다리 사이로 공을 빼냈다. 사람들은 이를 전설적인 '육두구(nutmeg)'라고 명명했다.

165cm 작은 키에 폭발적인 스피드와 날렵한 드리블로 상대 수비진을 초토화시키는 마라도나의 경기력은 예술의 경지에 가깝다는 극찬을 받았다.

하지만 화려했던 실력만큼 그의 축구 인생은 파란만장했다.

마라도나는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잉글랜드와 8강전에선 2골로 2-1 승리를 이끌었는데 이 중 하나가 수비수들을 모두 제친 41m 드리블 골이고, 다른 하나가 '신의 손' 사건이다.

마라도나는 잉글랜드 골키퍼와 경합을 벌이던 도중 왼손 주먹으로 공을 쳐서 넣었다. 주심은 선심과 상의 끝에 득점을 인정했다. 잉글랜드 선수들을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경기가 끝나고 마라도나의 말이 논란이 됐다. 마라도나는 "내 손이 아니라 신의 손이 공을 쳤다"고 인터뷰했고 전 세계에서 이를 '신의 손' 사건으로 다뤘다. 상대 잉글랜드 감독이었던 바비 롭슨은 "추악한 사건"이라고 일갈했다.

마라도나는 약물과 엮여 있기도 하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일어난 일이다. 약물 검사에서 에페드린 양성 반응이 나와 15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에 앞서 나폴리에서도 코카인 사용이 적발되어 15개월 출전 정지 자격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

1982년 스페인월드컵부터 월드컵 21경기 연속 출전으로 우베 젤러(독일)를 넘어 월드컵 최다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던 마라도나는 대표팀에서 추방되면서 무산됐다. 마라도나는 FIFA 발표 직후 "그들이 내 다리를 잘라버렸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마라도나는 2004년 4월 과거 소속팀인 보카 주니어스의 경기를 관전하다가 약물 중독 후유증으로 중태에 빠져 사경을 헤매다가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 이후 쿠바에서 약물 중독 치료를 받았고 아르헨티나로 돌아와 체중 감량으로 건강을 관리해 왔다.

마라도나는 이날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60세.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사흘 간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다. 아르헨티나는 마라도나의 시신을 대통령 궁에 안치하겠다고 밝혔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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