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강호(왼쪽)와 봉준호 감독.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봉준호 감독이 말하는 송강호는?

미국 매체 뉴욕타임스가 21세기 가장 위대한 배우 25인을 꼽으며 한국 배우로 송강호, 김민희를 꼽아 화제다. 이들 외에 이자벨 위페르, 다니엘 데이 루이스, 키아누 리브스, 니콜 키드먼, 줄리안 무어, 호아킨 피닉스, 틸다 스윈튼 등 세계의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이름을 올렸다. NYT는 이들의 작품과 활약상을 공들여 소개했는데, 이 가운데 송강호는 '살인의 추억'(2005) '괴물'(2007) '설국열차'(2014) '기생충'(2019)까지 4편의 영화를 함께한 봉준호 감독이 직접 글을 써서 더 눈길이 쏠렸다. 

봉준호 감독은 이 글에서 송강호라는 배우의 첫 인상과 첫 만남을 소개했다. 봉준호 감독은 "이창동 감독의 장편 데뷔작 '초록 물고기'(1997)에서 송강호를 처음 봤다. 시골 깡패를 연기했는데, 충격적일 만큼 어찌나 현실적이었던지 감독들 사이에 진짜 조폭이라는 소문이 돌았다"며 "나중에야 그가 대학로 연극계에세 오랫동안 활동한 배우라는 걸 알았다"고 회상했다.

봉 감독은 "제1 조감독 시절, 비록 감독은 아니었지만 그를 만나고 싶었다. 그래서 1997년 커피나 마시자며 그를 사무실로 초대했다. 오디션이라기보다는 가벼운 대화 자리였지만, 그가 이미 막강한 내공이 있었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고 적었다.

▲ 출처|영화 '살인의 추억' 스틸
이어 "2번째 영화 '살인의 추억' 시나리오를 쓸 때, 옛날 방식에 갇혀서 본능만을 추종하는 시골 형사 역은 송강호로 단단히 마음을 먹었다. 왜냐면 그는 그 역을 위해 태어났고, 그 역은 그를 위해 만들어졌으니까"라며 "('살인의 추억'이든 '괴물'이든 '설국열차'든 '기생충'이든)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층이 생길 것 같다. 그는 커지고 또 커지는 캔버스 같다. 아무리 붓질을 해도 칠할 공간이 항상 더 있다. 나는 여전히 그가 역할에 무엇을 해낼지 몹시 알고 싶다. 내게 그는 고갈되지 않는 다이아몬드 광산과 같다. 영화를 4편 하든 40편을 하든 새로운 캐릭터를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 송강호(왼쪽)와 봉준호 감독. ⓒ한희재 기자
봉준호 감독은 송강호에 대해 "그는 매 순간 날것의 생명을 불어넣는 능력이 있다"며 "어려운 대화나 고도의 카메라워크가 들어가는 신이라 할지라도 그는 매끄럽고도 자연스럽게 만들 방법을 찾을 것이다. 매 테이크가 다를 것이며, 까다로운 대화도 즉흥적인 것처럼 보일 것이다. 그걸 목격하는 건 놀랍고도 기쁜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인공으로서 그의 독특함은 평범성과 일상성에서 비롯된다. 특히 한국 관객에게 송강호는 주위에서 만날 수 있는 한국의 전형적인 노동자, 이웃, 친구의 자질을 투영한다. 그리하여 그들은 '괴물'이나 '기생충' 같은 영화에서 괴물이나, 괴물같은 상황을 맞딱뜨린 그 보통의 사람에게 훨씬 더 몰입한다"고 덧붙였다.

▲ 출처|영화 '살인의 추억' 스틸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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