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김현수가 볼티모어와 2년 7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앞서 박병호가 포스팅을 거쳐 미네소타에 입단했고, 지난해에는 강정호가 역시 포스팅으로 피츠버그 선수가 됐다. 이 세 선수가 빅리그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볼티모어는 24일(한국 시간) 김현수와 2년 70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김현수는 "간절히 원했던 일"이라며 "어릴 적부터 메이저리그를 정말 좋아했는데, 꿈의 무대를 밟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박병호가 포스팅 금액 1,285만 달러, 옵션 제외 연봉 4년 1,2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이들이 가세하면서 야구 팬들은 내년 시즌 강정호와 함께 3명의 KBO 리그 출신 야수가 빅리그에서 뛰는 장면을 볼 수 있게 됐다.

볼티모어 댄 듀켓 부사장은 김현수 입단식에서 "그의 내구성은 핵심적인 장점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김현수는 2007년부터 올 시즌까지 1,130경기에 출전했다. 이 기간 두산이 치른 1,184경기 가운데 95.4%에 '출석'했다. 최근 8년은 97.4%다. 박병호는 넥센 이적 후 주전을 굳힌 최근 4시즌 동안 529경기에 출전했고 단 4경기에 빠졌다. 출석률은 99.2%다.

'최초의 KBO 리그 출신 야수' 강정호는 2009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756경기, 95.9% 출석률을 기록했다. 스카우트 등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이 유심히 보는 내용 가운데 하나가 바로 체력이다. 한 시즌 162경기를, 한국보다 훨씬 먼 이동 거리를 버텨야 하는 만큼 내구성을 보여야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 있다. 외국 프로 리그 출신 선수를 영입하는 것만으로도 리스크를 안는 일인데, 이 선수들이 자주 부상한다면 구단에는 손해다. 


체력은 기본이다. 더불어 갖춰야 할 것이 바로 야구 실력. 그저 잘하는 것만으로는 어림없다. 세계 최고 무대에 보여 줄 자신만의 강점을 갖춰야 한다. '장타력 갖춘 유격수'는 강정호를 메이저리그로 이끈 '한 줄 요약'이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장타율 0.739를 올렸다. 이 장점을 메이저리그에서도 살렸고 그 결과가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 3위로 나타났다.

김현수는 손꼽히는 타격 정확성과 더불어 뛰어난 선구안도 가졌다. 올 시즌 볼넷/삼진 비율이 1.6이었다. 삼진 63개를 당하는 동안 볼넷을 101개나 얻었다. MLB.com 등 미국 언론도 그의 높은 출루율에 주목하며 볼티모어의 약점을 가려 줄 선수라고 평가했다. 볼티모어의 팀 출루율은 0.307로 전체 24위였다. 팀 장타율은 0.421로 5위였으나 출루율이 낮다 보니 효율이 떨어졌다. 팀 득점은 713점으로 9위다.

박병호는 KBO리그를 뛰어넘는 수준의 타구를 만들었다. 올해 53홈런으로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다. 일각에서는 넥센 홈구장 목동구장이 박병호를 홈런왕으로 만들어 줬다며 깎아내리지만, 비거리 기록은 그 의견을 일축한다. 박병호의 올 시즌 홈런 평균 비거리는 123.9m다. 멀리 날리는 능력뿐만 아니라 타구에 힘을 싣는 기술도 뛰어나다. 전문 장비로 측정한 박병호의 타구 속도는 상대 투수의 수준이 다르다는 점만 빼면 메이저리그 톱 클래스 타자 못지않다.


[사진] 김현수 입단식 ⓒ 볼티모어 오리올스, 박병호 ⓒ 한희재 기자

[동영상] 김현수 볼티모어 입단(12.24) ⓒ SPOTV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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