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 남아공 월드컵 당시 허정무 감독과 마라도나 감독(오른쪽) ⓒ대한축구협회

▲ 마라도나

[스포티비뉴스=박주성 기자] 허정무(65)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은 디에고 마라도나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누구보다 더 안타까워했다.

축구 영웅 마라도나가 세상을 떠났다. 마라도나는 26일 새벽(한국 시간)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숨졌다. 마라도나는 60세라는 많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건강 문제로 세상을 떠났다. 최근까지 뇌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고 회복 중이었다. 알콜 의존증도 치료를 시작하며 건강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죽음의 그림자는 예고가 없었다.

마라도나는 한국 축구와도 인연이 꽤 있다. 1986 국제축구연맹(FIFA) 멕시코 월드컵에서 한국을 상대했고,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감독으로 한국을 상대했다. 특이한 점은 이 두 번의 대회에서 허정무 이사장과 나란히 맞붙었다는 것이다. 멕시코 월드컵에선 선수, 남아공 월드컵에선 감독으로 승부를 펼쳤다.

허정무 이사장도 당시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스포티비뉴스와 통화에서 마라도나에 대한 추억을 떠올렸다.

아직 한창인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60세가 많은 나이가 아니다. 나는 60세를 훌쩍 넘겼다. 참 아깝다는 느낌이 든다. 예전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이 소식을 듣다보니 1986 멕시코 월드컵과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맞붙은 기억이 난다. 몇 년 전에 한국에 왔을 때까지 세 번을 만났는데 그런 기억들이 새록새록 났다. 참 안타깝지만 명복을 빌어주는 방법 밖에 없다. 선수 시절 생각이 쭉 나면서 세계적인 선수, 팬들이 기억하고 싶은 선수 한 명이 또 떠나는구나이런 생각이 든다. 최근 요한 크루이프도 세상을 떠났는데 두 명 모두 상대해본 선수였다. 더 생각이 남달랐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당시 최고의 선수였던 마라도나는 최우선 견제 대상이었다. 허정무 이사장을 비롯해 많은 선수들은 마라도나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로인해 거친 태클이 나오기도 했는데 마라도나는 그런 한국을 태권 축구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마라도나는 한국 선수들이 거칠다며 경기 전부터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허정무 감독은 선수와 감독으로 맞붙었던 마라도나를 떠올렸다.

말할 것도 없이 내가 반딧불이라면 마라도나는 태양 같은 능력의 차이가 있다. 솔직히 말하면 그렇다. 정말 잘하고 존경을 받을 만한 선수다. 선수 생활 자체는 누구보다 화려했다. 기량이나 능력 모든 면에서 최고의 선수 중 하나였다. 그런데 지도자로써는 성공을 하지 못했다. 선수와 감독으로 맞붙었는데 수싸움이 역시 승부사였다. 그런 부분에서는 대단하구나 생각했다. 경기 전부터 언론을 통해 한국 선수들이 거칠고, 태권 축구를 한다고 계속 이야기했다. 그런 게 수싸움이다. 간접적으로 심판들에 대한 압력이다. 그런 걸 느꼈다. 우리가 패배하긴 했지만 후반 내내 아르헨티나 선수들을 몰아붙이고 그런 점을 보여줘 후회 없는 경기였다. 크게 성공한 지도자는 아니지만 우리와 할 때 보여준 능력은 인정을 해야 한다.”

마라도나는 분명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하나였지만 자기 관리에서는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2000년에는 코카인으로 인한 심장 문제로 큰 건강 문제를 겪었고, 마약 중독을 겪기도 했다. 선수 시절부터 각종 금지 약물과 마약을 달고 살았던 그는 은퇴 이후에도 건강을 신경쓰지 않고 악동처럼 살았다. 허정무 이사장은 이런 모습들을 안타까워했다.

아쉬운 게 있다면 선수로서 그렇게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고 능력을 갖춘 사람인데 자기 관리에서는 잘못됐다는 것이다. 우리 축구인들, 축구 선수를 하며 커나가는 선수들에게는 오히려 좋은 교훈이 될 것 같다. 능력을 발휘하고 세상을 살아가려고 한다면 자기관리에도 정말 충실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것들이 우리 자라나는 청소년, 선수들에게 좋은 교훈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스포티비뉴스=박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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