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사태로 힘든 일정을 소화한 KBO리그는 도쿄올림픽이라는 변수와 다시 마주한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KBO, 김태우 기자] 2020년 KBO리그는 기적을 만들었다. 전 세계를 휩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맞서 기어이 정상 시즌을 치렀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정상의 40%도 채 되지 않는 60경기 단축 시즌으로 2020년을 마무리하는 데 그쳤다. 일본프로야구 또한 정규시즌 및 포스트시즌 축소로 정상 시즌과 조금 떨어져 있었다. 그 와중에 KBO리그는 144경기 체제를 지키고 모두 소화하며 전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유독 빛나는 이유였다.

KBO의 선진적 방역 매뉴얼, 구단 및 선수들의 철저한 수칙 준수로 별다른 문제없이 시즌을 완주했다. 말이 144경기지, 구성원들의 어마어마한 희생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직접적으로 경기에서 뛰는 선수들은 물론 밀접 접촉하는 가족들도 긴장의 1년을 보냈다. 또한 프런트와 협력 업체 직원들, 취재진 등 경기장에 출입하는 인원들도 방역에 구멍을 만들지 않았다. 이 자체로 빛나는 2020년 KBO리그였다.

이제 선수들은 12월부터 1월까지 두 달간의 비활동 기간에 들어간다. 다만 KBO와 구단들의 업무는 계속된다. 시즌이 늦게 끝나 스토브리그 일정이 빡빡해졌고, 자연히 내년 현안을 논의할 시간도 많지 않다. 당장 개막일이 미정이다. 올해도 힘겨운 일정 소화였는데, 내년도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든다. 

KBO 관계자는 27일 “매년 연말 쯤 다음 해 일정이 확정된다. 보통 실행위원회에서 안을 만들어 올리면 이사회에서 의결하는 구조”라면서 “아직 실행위원회에서 내년 일정 관련 논의는 없었다”고 했다. 내년 일정을 정해야 구단의 운영 및 마케팅 계획도 세울 수 있는 만큼 이른 시간 내에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 관계자는 “내년에도 결국 포스트시즌은 고척돔에서 해야 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추위를 피해 고척돔에 가야 할 만큼 늦게 끝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정상 개막보다 한 달 이상 늦은 5월 5일에나 리그가 시작했다. 더블헤더·월요일 경기까지 만들며 악전고투해야 했던 이유다. 코로나 확산세가 잦아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는 내년은 예년 수준에서 개막을 계획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이 변수다. 도쿄올림픽은 내년 7월 23일부터 8월 8일로 예정되어 있다. 

전 국민적인 눈이 쏠린 올림픽은 아시안게임보다도 최정예 대표팀이 구성된다. 그러다보니 형평성 차원에서 리그가 멈출 수밖에 없다. 약 20일 정도 휴식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히 포스트시즌은 11월로 넘어갈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변수 또한 미약하게나마 존재한다.

게다가 시범경기 일정이 예년보다 조금 더 늦을 가능성도 있다. 예년의 경우 따뜻한 미국이나 일본에서 전지훈련을 시작했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사태 탓에 10개 구단이 모두 국내에서 전지훈련을 한다. 상대적으로 추운 날씨라 컨디션을 만드는 데 시간이 더 걸린다. 일부 현장 관계자들은 “예년과 같은 일정으로 진행하면 선수들의 부상 위험도가 커질 수 있다”면서 리그 개막을 일주일 정도 늦추는 방안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올해 특별 규정식으로 도입했던 더블헤더·월요일 경기 등이 내년에도 어느 정도의 선에서는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림픽 휴식기가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리그가 2년 연속 늦게 끝난다는 점에서 스트레스가 크게 쌓일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의 피로도 관리에도 비상이 걸릴 전망이다.

스포티비뉴스=KBO,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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