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유강남은 올해 KBO리그 포수 가운데 유일하게 1000이닝 넘게 뛴 선수다.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LG 포수 유강남은 2020년 KBO리그에서 유일한 존재였다. 포수 가운데 가장 많은 134경기 1009⅔이닝 동안 안방을 지켰다. 

다른 포지션을 다 합쳐도 수비이닝이 1000이닝 이상인 선수는 유강남까지 17명뿐이다. 유강남은 데뷔 후 처음으로 한 시즌 1000이닝을 넘겼다. 지난해에는 두산 박세혁(1071⅔이닝) SK 이재원(1041이닝) 한화 최재원(1022⅔이닝)이 '1000이닝 포수'였다. 

유강남은 이 기록에 대해 "수비 이닝에 대해서는 스스로를 칭찬하고 싶다. 1000이닝 포수는 쉽게 나오는 기록이 아니다.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뛰었다는 점에는 만족한다. 나머지 세부적인 목표는 다 채웠다고 할 수는 없지만 프로선수는 부상 없이 뛰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하지 않나. 시즌 완주한 나에게 고맙다고 하고 싶다. 1000이닝 넘게 뛰면서 좌절하기도 했고 좋았을 때도 있었다. 그 과정에서 많이 배웠고 앞으로도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탓에 시즌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치기도 했다. 그래도 144경기 다 치른 것이 대단하다. 모든 야구선수들이 고생했다"며 동료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 LG 유강남 ⓒ 곽혜미 기자
1000이닝 뒤에는 타율 하락이라는 그림자가 있다. 유강남은 전반기 69경기에서 타율 0.281을 기록했다. 후반기 68경기에서는 타율이 0.239로 뚝 떨어졌다. 팬들은 유강남의 부진 원인이 지나친 주전 의존도에서 왔다고 보기도 한다(그런데 OPS는 전반기 0.743, 후반기 0.747로 큰 차이가 없다). 

유강남은 "선수라면 경기에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결과를 내지 못한 것은 내 책임이다. 휴식이 더 있었다고 더 잘했을 거라는 보장은 없다. 1000이닝 때문이라고 변명하고 싶지 않다. 그냥 못 친거다. 앞으로 나은 결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1000이닝을 뛸 수 있었던 것은 교체 없이 끝까지 책임진 경기가 늘어난 덕분이기도 하다. 경기 후반 승부처에서도 폭투나 포수 패스트볼을 걱정하지 않을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포수가 됐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해 유강남은 그 어느 해보다 많은 이닝을 뛰면서도 폭투는 데뷔 후 가장 적은 37개였다. 패스트볼을 포함해 뒤로 흘린 공은 9이닝 동안 0.4개도 안 된다. 지난해 0.576개에서 더 줄어든 0.392개로 시즌을 마쳤다.

유강남은 "주전 포수로 뛰면서 팬들의 애정어린 질타를 많이 받았다. 수비가 부족하다는 평가였다. 2019년 세리자와 유지 코치님 만나면서 앉는 자세에 변화를 줬다. 2019년이 시작하는 단계라면 올해는 정립하는 과정이었다. 올해는 수비에서 여유가 생겼다. 그전에는 폭투 걱정에 전전긍긍했다. 올해는 자신감이 생기면서 경기 운영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세리자와 코치의 SK 이적에 대해서는 "코치님이 해준 조언, 지도 덕분에 이렇게 안정감을 갖출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SK 가신다는 소식 듣고 직접 찾아가서 인사드렸다. 프로야구 선수인 이상 항상 같은 코치님과 일할 수는 없다. 처음 프로에 왔을 때 만났던 김정민 코치님, 두 번째로 만난 세리지와 코치님 얼굴에 먹칠하지 않게 더 열심히 하겠다. 내년 서른이다. 절치부심해야한다"고 얘기했다. 

▲ LG 유강남(왼쪽)과 김현수. ⓒ 한희재 기자
류지현 감독과 함께 할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유강남은 "감독님과는 그동안 선수-코치로 계속 같이 지냈다. 앞으로도 같이 지낼 분이다. 야구장에서 밝은 분위기를 좋아하신다. 그런 면을 잘 따라가서 좋은 분위기,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마음 밖에 없다"고 밝혔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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