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 홈구장인 고척스카이돔 전경.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KBO리그에서 내년 감독이 정해지지 않은 팀은 이제 키움 히어로즈뿐이다.

한화 이글스가 27일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선임하면서 이제 키움만 감독 자리가 공석으로 남아 있다. 키움은 올 시즌 종료를 10경기 남겨두고 손혁 감독이 자진사퇴 형식으로 물러난 뒤 김창현 감독대행체제로 시즌, 포스트시즌을 치렀지만 이후에는 팀의 '조타수'가 사라진 상황이다.

여기에 26일 하송 대표이사가 사임하면서 팀 전체 수장도 사라졌다. 하 대표이사가 허민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의 측근이자 허 의장의 이사를 대변하는 인물이었다 하더라도 당장 대표이사가 없는 사업체가 되면서 감독 선임은 물론 비시즌 구단의 개편 작업 전반적으로 '올스톱' 상태가 될 위기에 놓였다.

2008년 히어로즈가 만들어진 뒤로 대표이사와 감독이 둘다 공석인 적은 없었다. 창단 때부터 실질적인 구단주였던 이장석 전 대표이사가 2017년 1월 사임한 뒤로 구단 대표이사는 계속 바뀌었지만 대부분이 이 전 대표이사의 측근이거나 구단 내부 임원이었고 '허 의장 시대'가 열린 뒤 지난해 10월 하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하 대표이사는 원래 부사장을 맡고 있던 '위메이크프라이스(위메프)'가 위기를 겪고 있는데다 박은상 대표가 휴직에 들어가면서 CEO 직무대행을 맡고 있어 본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새 대표이사가 선임되기 위해서는 정관에 따라 이사회에서 결정되거나 주주총회를 통과해야 한다. 또 한 번 구단 내부 알력 싸움으로 인한 경영권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키움은 장정석 전 감독이 지난해 겨울 경영권 문제로 계약 연장에 실패했고 손 전 감독도 갑작스럽게 물러나 유독 야구인들이 두려워하는 감독 자리가 됐다. 여기에 감독을 든든히 지원해줘야 할 구단의 수뇌부까지 흔들리는, 선수들조차 앞날을 걱정하는 팀이다. 여기에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 이슈가 계속되자 스폰서 기업들도 이를 마땅치 않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대표이사가 선임되는 것이 먼저다. 키움 관계자는 "대표이사를 선정하려면 이사회가 열려야 하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결정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 내년 스프링캠프를 준비해야 하고 내년 선수 운영 방안을 고민해야 할 프런트와 현장의 수장들이 모두 빠져 있다. 노 젓는 이 없는 '키움호'는 그저 물 위에 떠 있기만 한 셈이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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