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마리아노 리베라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일정 조건을 충족시킨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회원들은 매년 11월부터 12월 사이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투표를 한다. 이 투표 결과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여러 루트를 통해 공개하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 올해는 시작부터 ‘빈 투표지’가 나오고 있어 화제다. 공식적인 집계는 아니지만, 두 명의 투표인단이 벌써 빈 투표지를 제출했다고 공개했다. 스티븐 마커스와 마이클 헌트는 자신들이 올해는 어떤 선수에게도 투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투표인단별로 찍을 수 있는 선수의 최대치는 총 10명이다. 그런데 10번의 기회를 모두 외면한 것이다. 

현재 투표 결과 공개가 극초반임을 생각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물론 ‘빈 투표지’의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가깝게는 2018년에도 1명이 그랬다. 그런데 올해는 시작부터 2명의 투표인단이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서 이 부문의 기록이 세워질 가능성도 제법 높아졌다.

2009년 이후 ‘빈 투표지’ 가장 많았던 해는 2012년으로 총 9명의 투표인단이 한 명의 선수도 선택하지 않았다. 2009년에는 2명, 2010년과 2011년 5명이 그러더니 2012년 정점을 찍었다. 2013년 5명으로 내리막을 탄 이후 ‘빈 투표지’는 눈에 띄게 줄었다. 2016년과 2018년, 그리고 지난해에는 ‘빈 투표지’가 하나도 없었다.

그럴 만도 했던 것이 최근 명예의 전당 투표에는 켄 그리피 주니어, 데릭 지터, 마리아노 리베라 등 ‘만장일치급’ 선수들이 등장했다. 10명을 모두 찍을 필요는 없지만, 1명만 찍어도 ‘빈 투표지’는 아니니 자연히 줄어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올해는 첫 턴에 등장한 선수들 중 마땅한 선수가 없고, 그렇다고 배리 본즈나 로저 클레멘스 등 ‘약물’ 의혹이 있는 선수는 찍기 싫은 투표인단이 제법 될 것으로 보인다. ‘빈 투표지’가 2012년 이후 최고치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투표인단 13명의 투표 결과가 공개된 현재 입성 기준치인 75%를 넘기는 선수는 단 하나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투표율이 관심을 모으는 본즈와 클레멘스도 나란히 69.2%다. 보통 실제 개표가 되면 이 수치가 더 줄어드는 양상이 있어 올해도 입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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