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번째 FA 계약을 앞두고 있는 이대호(왼쪽)와 최형우 ⓒ한희재 기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17년 시즌을 앞두고 KBO리그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는 광풍이 불었다. 최형우가 KIA와 4년 총액 100억 원의 계약을 맺으며 심리적인 한도를 깨뜨렸다. 더 큰 계약은 그 다음에 있었다. 오랜 해외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이대호가 친정팀 롯데와 4년 총액 150억 원에 사인하며 역대 기록을 다시 썼다.

당시까지만 해도 두 선수의 계약은 ‘파격’으로 불렸다. 시장 예상 이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 후로도 2018년 김현수(LG)가 4년 총액 115억 원, 2019년 양의지(NC)가 4년 총액 125억 원, 2019년 최정(SK)이 6년 총액 106억 원에 계약하며 100억 계약의 명맥을 이어 갔다. 그 100억 클럽 선수 중 이대호와 최형우는 다시 FA 자격을 얻었다. 

상징적인 액수인 ‘100억’ 계약을 한 선수들의 ‘그 다음 계약’에 관심이 몰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다시 100억 계약을 하지는 못하겠지만, 아직 역사로 사라질 선수들은 아니다. 한 번 더 FA 계약을 맺을 것이 확실시된다. 일단 두 선수는 보상 규모와 나이 탓에 타 구단 이적이 쉽지는 않은 선수들이다. 결국 원 소속팀과 계약을 맺을 것이 유력한데, 어느 정도의 규모일지가 관심이다. 첫 FA 당시처럼 이번에도 시장 예상을 깰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롯데의 자부심인 이대호, KIA의 중심타자인 최형우 모두 구단에서 계약을 소홀히 할 수는 없는 선수들이다. 팀 내에서 차지하는 전력 비중이 여전히 적지 않다. 당장 최형우는 올해 KIA 최고의 타자였다. 이적 후 4년간 561경기에서 타율 0.335, 96홈런, 42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80을 기록했다. 올해도 140경기에서 OPS 1.023을 기록하며 협상 테이블의 주도권을 잡았다.

이대호는 4년간 565경기에서 타율 0.308, 107홈런, 434타점, OPS 0.879를 기록했다. 장타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여전히 이대호를 대체할 만한 선수는 롯데에 없다. 게다가 롯데의 상징적인 선수라는 측면도 협상 테이블의 주요한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이번 계약은 이대호라는 역사적인 타자의 은퇴 시점 또한 대략적으로 유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큰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KIA와 롯데 모두 신중하게 두 선수의 가치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적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그렇다고 금액을 후려칠 수도 없는 선수들이다. 한 구단 단장은 “오히려 이런 선수들의 계약이 더 어렵다”고 했다. 2023년부터 도입될 샐러리캡도 생각을 해야 한다. 

예상 범위를 뛰어넘느냐는 계약 기간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몸 상태에 자신이 있고, 실제 4년간 큰 부상 없이 꾸준하게 뛰어왔던 두 선수는 되도록 긴 계약 기간을 원할 전망이다. 계약 기간이 길다면 두 번째 FA 또한 적지 않은 규모가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구단으로서는 이제 마흔을 바라보는 두 선수의 나이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서로의 생각에서 적절한 절충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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