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와 재계약한 댄 스트레일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롯데는 지난 3일 외국인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32)와 재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재계약 발표를 기다리던 롯데 팬들에게는 마치 프리에이전트(FA) 선수를 영입한 것과 다름이 없는 희소식이었다.

사실 오프시즌이 시작될 때까지만 해도 롯데와 스트레일리의 재계약은 장담할 수 없었다. 메이저리그(MLB) 경력이 많은 스트레일리는 큰 무대에 다시 도전해보고 싶었다. 익숙했던 무대로 돌아가는 것이기도 했다. 우선순위는 어쨌든 MLB 복귀였다. 롯데는 방법이 없었다. 1년 보장 120만 달러(현지 언론 보도 인센티브 포함 170만 달러)라는, 구단 가용 최고액을 베팅하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스트레일리는 결국 부산으로 돌아온다. 롯데 구단의 정성, 그리고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도 분명 중요한 고려 대상이었다. 그러나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MLB 무대의 불확실성이었다. 오히려 KBO리그 구단과 재계약하는 것이 더 ‘안전한’ 선택이었다는 게 스트레일리의 에이전트인 폴 코브의 이야기다.

코브는 8일(한국시간) 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칼럼니스트 켄 로젠탈과 인터뷰에서 “스트레일리는 MLB의 불확실성을 고려,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그와 그의 아내, 그의 아들을 위해 최선의 방안이라고 생각했다”고 계약 당시를 떠올렸다.

당장 MLB에서의 보장 계약 자체가 문제는 아니었다. ‘디 애슬레틱’은 “스트레일리가 여러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모았다”고 증언했다. 엄청난 규모의 계약은 아니었겠지만, 기다렸다면 메이저리그 계약도 맺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계약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을지가 불투명했다. 미국 내에서 갈수록 더 극성을 부리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이다.

코브는 “계약은 할 수 있었겠지만, 그것이 정말 보장된 계약일까?”라고 되물으면서 “시즌이 162경기가 아닐 수도 있다. (경기장에) 팬들이 없을 수도 있다”고 했다. 코브의 말대로 MLB 사무국과 노조는 시즌을 정상적으로 치를 수 있을지, 그렇다면 제도를 어떻게 정비할지에 대해 아직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코브는 “물음표가 산적해있다. 그것은 부정적이냐, 긍정적이냐의 문제를 떠나 현실이다”고 덧붙였다.

만약 MLB 구단과 계약을 맺었는데 올해처럼 시즌이 정상적으로 열리지 못한다면 선수들로서는 낭패를 볼 수 있다. 당장 보장된 연봉이 경기 수에 비례해 깎이게 되고, 컨디션을 유지하기도 힘들다. ‘디 애슬레틱’도 “KBO리그는 2020년 예정된 (팀당) 144경기를 모두 치렀다. 일본프로야구도 143경기에서 120경기로 줄었는데 이는 메이저리그보다 두 배 많이 경기를 치른 것”이라고 동조했다.

코브는 “KBO와 일본프로야구는 그들의 사회, 그들의 문화, 그들의 게임, 그들의 리그를 통합하여 관리하고 작동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높게 평가했다. 결과적으로 코로나19 사태에도 리그를 정상적으로 진행한 KBO리그에 대한 신뢰가 스트레일리의 롯데 복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 셈이 됐다. 이는 다른 외국인 선수들 또한 마찬가지 생각일 가능성이 크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